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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참선19

<나를 찾아 떠나는 동안거 > 동안거를 마치며 동안거 해제일이다. 석 달간의 동안거가 끝났다. 오늘 아침에 한 시간 참선으로 안거를 마쳤다. 안거라고 하기에는 다소 민망하다.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 참선한 것이 전부이다. 오히려 안거라기보다는 금주 기간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석 달이라는 기간이 무의미했던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은 보다 단순해졌고 안정되었다. 마음 흔들림과 화나는 것이 많이 줄어들었다. 자신을 바라보고 지켜보는 힘이 조금 더 강해져서 쉽게 상황에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 무엇보다 감정, 생각, 감각, 느낌 등을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는 통찰을 얻게 되었다. 또 한 가지 큰 소득이 있다. 화두 공부에 대한 방법을 확실하게 체득하게 된 것이다. 화두 참선법 외의 다른 공부법을 기웃거리지 않고 집중해서 수행할 수 있.. 2023. 2. 5.
<나를 찾아 떠나는 동안거 > 후배의 죽음 믿음직하고 좋은 후배가 유명을 달리했다. 당뇨로 고생하다 암이 발생했고 패혈증이 왔다. 병마와 싸우다 삶을 마감했다. 늘 웃고 정이 많은 친구였다. 이제는 그 친구를 볼 수가 없다. 장례식장에 들어가서 바로 문상을 하지 못하고 주위를 서성거리며 마음속으로 광명진언을 염하며 그 친구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문상을 하고 가족들과 인사를 나눴다. 예쁜 딸이 한 명 있다. 부인은 슬픔을 억제할 수가 없는지 연신 눈물을 흘린다. 그 옆에는 후배의 동생이 아들과 함께 서서 문상객을 맞이한다. 아내와 딸을 남겨두고 홀로 떠났다. 부모님 모두 생존해 계신다고 한다. 아들을 먼저 보낸 부모님 마음이 어떨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부모님과 아내, 어린 딸을 두고 떠나는 그 친구의 마음은 또 어떨까? 자신을 괴롭혔던 몸을 떠.. 2023. 1. 23.
<나를 찾아 떠나는 동안거 > 사전(死前) 장례식 격주 간으로 상담 전문가 두 명과 함께 상담 전공 공부하는 모임에 참석한다. 나보다 상담 경험이 많은 분들과 공부를 하며 많이 배운다. 상담가로서 자신을 점검하는 시간을 한 시간 정도 갖고 준비해 온 자료를 나누며 공부한다. ‘치료자의 자기 분석과 성장을 위한 워크북’에 나온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면 첫 한 시간을 보낸다. 약 10년 정도 알고 지낸 편안한 동료 상담사로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자기 노출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어제는 상담사로서 기능하는데 방해가 되는 자신의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각자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세 사람 모두 공통되는 의견이 한 가지 있다. 스스로 상담사로서 아직 부족해서 그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두 분에 비해 나는 많이 게으른.. 2023. 1. 18.
<나를 찾아 떠나는 동안거 > 꿈과 가상현실 새해가 시작되었다. 늘 같은 날인데도 새해 첫날을 맞이하는 느낌은 조금 다르다. 그렇다고 인생이 리셋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새로운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할 뿐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새해를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는 이유는 미래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첫날’, ‘첫눈’, ‘첫사랑’, ‘첫 경험’, 첫 만남‘ 등 ’첫‘의 의미가 특별한 이유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첫‘은 과거와의 이별을 의미하며 동시에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첫눈이 온 다음 날 첫걸음을 시작하며 자신만의 족적을 만드는 것처럼. 아이들 장난감 중에 지워지는 칠판이 있다. 그림을 그린 후에 버튼을 누르면 그림이 지워지고 그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2023.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