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화두참선19

월명암과 동안거 준비 요즘 동안거 준비를 하고 있다. 별다른 일은 아니다. 그냥 안거를 하기 위한 마음 준비와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다. 마음 준비는 주변 상황을 단순화하여 불필요한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자신을 단속하는 일이다. 스스로 말, 행동, 마음 씀씀이를 조심하는 일이다. 이 세 가지로 인해 대부분 갈등이 발생한다. 주위 사람들과의 갈등도 있고, 자신 내부의 갈등도 있다. 불교의 오계, 불살생, 불투도, 불사음, 불망어, 불음주는 소극적인 의미에서는 계율을 지키는 것이지만, 좀 더 확대해 생각하면 마음 공부를 위한 좋은 방편이다. 물이 맑아야 얼굴을 비출 수 있듯이 계율을 잘 지켜야 마음이 안정되고 지혜가 발현된다. 세숫대야가 계율이고, 고요한 물이 선정이고,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것이 지혜이다. 따라서 계.. 2022. 10. 28.
동안거를 준비하며 시간이 별로 없다. 하루하루는 천천히 가는 것 같은데, 일 년은 금방 지나간다. 막 새해를 맞이했던 것 같은데 벌써 10월 중순이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는 수행에 집중할 때이다. 어영부영 지내며 세월을 낭비할 수는 없다. 수행도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에 해야 한다. 30대에 1년 공부한 힘이 60대에 10년 공부한 힘과 같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힘이 있을 때 공부를 해야 마음공부의 힘을 얻을 수 있다. 60대 중반의 나이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이미 늦은 것일지는 몰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리고 그간 나름대로 꾸준히 수행을 해 오고 있었으니 그간의 공부가 도움이 되어 앞으로 공부의 힘이 될 수 있다. 이번 동안거부터 시작해서 매년 두 번의 안거를 나만의 방식으.. 2022. 10. 28.
투명 인간 65번째 생일이다. 아침 일찍 딸네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는데 요금이 ‘0원’으로 나온다. 어르신 교통카드를 사용한 첫날이다. 흔히 이 카드를 가진 사람들을 ‘지공 거사’라고 한다. 지공(지하철 공짜) 카드를 지닌 사람이란 의미로 약간은 자조적인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민연금을 신청하고 받을 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을 받는다는 생각뿐이었다. 근데 지공 카드를 받는 순간 기분이 묘하고 이상하게 느껴졌다. 노인으로 취급당하는 것에 대한 저항감인지, 아니면 나이 들어감을 인정해야만 하는 상황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무튼 이상한 감정이 느껴진다. 지하철 개찰구에서 ‘0원’이 표시된 숫자를 보는 순간 투명 인간이 된 느낌이 든다. 지나가도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고, 사람으로 대.. 2022.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