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거일기45 동안거 해재 2024년 11월 15일 동안거 입재를 해서 오늘 2025년 2월 12일 아침에 해재를 했다. 음력 10월 15일이 입재일, 1월 15일이 해재일이다. 석 달간의 안거를 마쳤다. 후련하거나 개운하다는 생각은 없다. 그냥 별 무리 없이 마칠 수 있어서 편안하다. 안거 기간 동안 공부에 대한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공부 시간을 많이 계획하지 않았고, 공부를 못하는 날이 있어도 개의치 않고 다음 날 다시 공부를 했다. 매일 한 시간 수행을 했다. 못한 날도 있었다. 한 시간 수행 중 30분은 행선을, 30분은 좌선을 했다. 그리고 안거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행선 대신에 자애명상을 했다. 행선은 평상시에 많이 자주 걷는 편이어서 걸으며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신 자애명상을 했다. 오늘 아침에 공부하는데.. 2025. 2. 12. < 허공에 흔적 없는 날갯짓 > 주변에 누군가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구강암 수술 후 스스로 자기 치유를 하며 살고 있는 친구, 벽안이다. 아프다고 누워있는 것이 아니고,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마쳤으니 스스로 자기 관리를 하며 지내는 친구다. 그의 일상은 아프기 전과 다름이 없다. 다른 사람들은 그가 지금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삶을 치열하게 그리고 동시에 한가롭게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가 아프다고 하면 벽안이 떠오른다. 그리고 어떻게 지내냐며 뜬금없이 안부를 묻는다. 평상시에 그 친구 생각을 늘 하고 있지는 않지만, 누군가의 아픈 소식은 그 친구를 떠오르게 만든다. 내게 아픈 사람은 모두 벽안이다. 늘 활기차게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친구가 있다. 어디에서도 .. 2025. 1. 15. < 동안거는 잘 진행되고 있는가? > 자신에게 물어보는 질문이다. 동안거 입제 후 두 달 정도 지났다. 이제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행선과 좌선을 각각 30분씩 하고 있다. 안거 기간에 하는 수행이라기에는 너무 짧은 수행 시간이다. 수행의 집중이 중요하다고 해도 시간 자체 역시 중요하다. 적어도 수행하는 시간만큼은 딴짓을 하지 않게 되니 이것 자체도 수행에 도움이 된다. 또한 수행 시간이 길면 길수록 집중력은 높아진다. 집중과 알아차림은 명상의 두 날개라고 할 수 있다. 30분 좌선하는 것과 한 시간 좌선하는 것과는 집중력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인다. 직접 수행을 해보며 느낀 사실이다. 그럼에도 30분으로 정한 이유는 무리한 수행 시간을 계획하고 그 계획을 이루지 못해 오는 좌절감을 맛보기 싫어서이다. 일상 속 안거가 무리라는 사실도 알.. 2025. 1. 13. < 나는 걷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상담심리사다 > 안거 시작한 지 반이 지나간다. 11월 15일에 입제를 했고 2월 12일이 해제니 정확히 반이 지나갔다.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고, 무엇을 성취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꾸준히 금주를 하고 있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최소한 행선 30분과 좌선 30분을 하고 있다. 이 정도를 하면서 안거를 한다고 말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안거라는 기간을 통해 그 기간 만이라도 안거 하는 마음가짐을 유지하고 살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안거는 일상과 분리된 장소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수행의 대상에만 집중하며 하루 종일 집중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니 지금 하고 있는 안거는 ‘안거 아닌 안거’라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그래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해제까지 꾸준히 이어갈 .. 2025. 1. 1. 이전 1 2 3 4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