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52 <동심(童心)은 현재심(現在心)> (#에피소드 1)손녀 보윤이가 어린이집 다녀오며 울면서 들어온다.“보윤아, 왜 그래? 왜 울어?”“엄마가 자전거 갖고 어린이집에 오기로 했는데, 약속 안 지키고 안 갖고 왔어. 엄마는 내 말을 듣지 않아.”얼른 방으로 데리고 들어와서 안아준다.“그래서 속이 상했구나.”“응, 엄마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속상했어.”“많이 속상했어?”“내 말을 듣지 않고, 엄마는 하고 싶은 대로 해.”더 이상 아무 얘기도 하지 않고, 아이 편이나 엄마 편도 들지 않고 그냥 안아준다. 누가 잘했고 잘못했다고 시비를 따지지 않고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안아준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아이는 내 양눈가를 잡아당기며 표정이 우습다며 웃는다. 나도 손녀 눈을 똑같이 잡아당기며 웃는다. 조금 후 아이는 내 무릎에서 내려와 마치 아무 일도.. 2024. 11. 5. < 보사수 (步思修) > 문사수(聞思修)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세 가지 지혜를 의미합니다. 세 가지 지혜는 문혜(聞慧), 사혜(思慧), 그리고 수혜(修慧)입니다. 문혜는 부처님 법문을 듣고 공부하는 것을 뜻합니다. 사혜는 삶 속의 일을 부처님 말씀에 비추어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혜는 수행을 통해 삶의 변화를 이루어내는 지혜를 말합니다. 듣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모든 것이 부처님의 말씀이 기준이 되어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며 삶의 변화를 이루고 나아가 부처가 되자는 의미를 담은 매우 뜻깊은 말씀입니다. 불법을 공부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경전을 읽으며, 수행을 하며, 염불을 하며, 만트라나 정근을 통해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수행법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 2024. 10. 21. 단순함과 동안거(冬安居) 요즘 생활은 매우 단순하다. 일어나서 명상하고,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하고, 아내와 둘이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어제는 자장면과 짬뽕으로 점심 식사를 하며 이런 순간이 행복하다고 아내가 얘기한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행복함을 느끼는 것을 보니 우리 삶이 참 단순하고, 동시에 단순함이 행복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큰 일 없이 또 별일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다. 또한 동시에 큰일이건 아니면 별일이건 발생하면 발생하는 대로 수용하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다. 과거나 미래에 머물지 않고 주어진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고, 이런 삶은 단순하다. 이런 단순함이 편하다. 단순하기 위해서는 홀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홀로 지내는 것이 .. 2024. 10. 20. <해파랑길을 다녀와서 맞이한 변화> 말로 하는 것보다 글로 생각과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쉬운 편이다. 말은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거나 정제되지 않고 거친 생각이 날 것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물론 내면에 그런 모습이 있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는 거칠고 덜 성숙된 모습에서 탈피하고 싶다는 마음도 같이 있기에, 겉으로 표현된 말 자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글은 다르다. 글은 쓴 후에 수정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 보통 네댓 번 정도 읽으며 수정을 반복한다. 따라서 거친 표현은 정화되고, 잘못된 표현은 교정하고, 뜻이 잘못 전달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장이나 단어는 수정한다. 꾸준히 글을 써와서 그런지 이제는 글로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것이 말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수월하다... 2024. 10. 19. 이전 1 2 3 4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