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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29

한 해를 시작하며 새해 시작을 시작이라는 생각 없이 맞이한다. 하긴 새해는 내가 시작하는 것이 아니고, 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니, 시작한다는 생각 자체가 이미 잘못된 생각이다. 오는 하루를 맞이하듯, 새해를 맞이한다. 어제까지 원고 정리와 출판사에 투고하느라 연초부터 제법 바쁘게 지내고 있다. 이번 주까지는 원고 투고를 마무리할 생각이다. 원고와 유사한 내용의 책을 발간한 출판사를 검색해서 출간 계획서를 보내고 있는데, 출판사 검색과 투고할 수 있는 이메일 주소나 홈페이지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늘 하듯이 꾸준히 하고 있다. 투고하는 중간에 가끔 금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며 계획을 정리하고 수정한다. 큰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백수인 사람이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 다소 우습게 느껴지기.. 2024. 1. 4.
자유를 찾아 떠나는 남파랑길 아내 여행 기간 동안 남파랑길을 홀로 걷는다. 약 일주일간의 기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인가에 대해 여러 생각들이 많았다.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것인지 아니면 홀로 남겨진 홀가분함을 주체 못 하는 것인지 구별되지 않는다. ‘담마 코리아’에 들어가서 조용히 명상을 하며 지낼까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조용히 침묵 속에서 명상하기에는 마음이 많이 들떠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일탈을 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산티아고를 함께 걸었던 길동무가 2박 3일간 텐트를 짊어지고 서해랑길을 함께 걷자고 했다. 노숙하며 걷는 것은 늘 하고 싶은 일이다. 걸으며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바로 숙소다. 걷기 종료 지점 부근에서 조용히 쉬면서 자연을 감상하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싶다. 그리고 그다음 날.. 2023. 10. 8.
경기 둘레길 완보증 며칠 전 경기 둘레길 완보증과 기념품을 받았다. 1년 3개월 간 겯기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걸은 최종 결과물이 도착했다. 택배로 도착한다는 메시지를 받고 괜히 설레고 빨리 귀가해서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산티아고 순례 완보증을 받을 때 기억이 떠올랐다. 대성당에 가까워지면서 사람들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왼쪽에는 이미 완보증을 받은 사람들이 여유롭게 미소 지으며 천천히 걸어오는 반면에 완보증을 받으러 가는 사람들은 어딘가 초조하고 발걸음이 바빠진다. 굳이 그럴 이유가 없는데도 괜히 마음이 바쁘다. 드디어 순례 완보증을 받은 이후에는 여유와 평화가 찾아온다. 경기 둘레길 완보증을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이 예전 기억을 소환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성급하게 뜯어본다. 급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완.. 2023. 8. 28.
걷기는 친구다 태풍이 지나가고 길고 지루한 장마도 끝났다. 양재 시민의 숲에서 시작되는 서울 둘레길은 산길로 이루어져 있다. 습기를 잔뜩 품은 숲길은 습하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고 땅은 조금 젖어있어 걷기에는 아주 편안하다. 가끔 내리는 보슬비는 몸의 열기를 식혀준다. 수마가 지나가며 남긴 상처는 보기 흉하고 안타깝다. 하지만 작은 계곡에 흐르는 물과 물소리는 아름답다. 지난 2주간 지방을 다니며 알바를 했다. 오랜만에 매일 출근하듯 알바를 하니 몸도 마음도 피곤하다. 저녁에 귀가하면 피곤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지만, 저녁 식사 후에는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불광천을 한 시간 정도 걷는다. 걸으면 심신이 충전되는 느낌이 든다. 이제 걷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가 되었다. 피곤.. 2023.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