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102 나를 찾아 떠나는 연인산 아내가 감기로 3주간 고생하고 서서히 나아지자 내 차례가 되어 목감기가 걸렸다. 일주일이 지났는데 별 차도가 없다. 다행스럽게 약간의 몸살기와 인후통, 기침만 있을 뿐 다른 증상은 별로 없다. 경기 둘레길 19코스를 걷는 날이다. 해발 1068m의 연인산 정상을 넘어 용추계곡까지 6시간 이상 걷는 난코스다. 출발 전 고민했다. 전날 저녁부터 고민을 했던 것 같다. 몸 상태로 인해 혹시 민폐를 끼칠 수 있을 것 같으니 한 주 쉬는 것도 고민해 봤다. 참석자들끼리만 다녀오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다. 리더로서 너무 무책임한 생각이다. 참석하기로 한 후 몸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썼다. 비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되기 시작했다. 꽤 높은 산을 넘는 길이다. 블로그 후기를 읽어보니 모두 힘든 코.. 2023. 4. 30. 치료적 걷기 가끔 인생은 자신의 의지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풀리기도 한다. 대부분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며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한 불만을 곱씹고 표현하며 더욱 자신을 힘들게 만든다. 최근에 아프리카를 다녀온 길동무 도니님은 그들이 전기도 물도 없는 상황 속에서 살면서도 행복을 느끼고 서로 아끼며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한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스트레스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다. 같은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며 콧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있다. 상황을 해석하는 바탕에는 천성도 있겠지만, 각자 살아온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이 깔려있다. 이런 경험들이 모여서 자신에게 주어.. 2023. 4. 23. 경기 둘레길은 애인이다 그리움과 중독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리움은 ‘보고 싶어 애타는 마음’이고, 중독은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라고 국어사전에 나와 있다. 경기 둘레길을 오랜만에 걸으며 의문이 생긴다. 우리는 이 길에 중독이 되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 길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일까? 왜 이 길 위에만 서면, 또 걸으면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몸은 춤을 추고, 마음은 즐거움이 가득할까? 약 한 달간 경기 둘레길을 쉰 후에 어제부터 경기 둘레길 구간 중 마지막 구간인 경기 숲길을 시작했다. 출발지에 도착해서 경기 둘레길 공기를 가슴 가득 들여 마신다. 그리고 웃음 짓는다. 발은 어쩔 줄 몰라하며 자꾸 앞으로 나가려고 한다. 길동무들 얼굴에는 기대감과 즐거움으로 미소.. 2023. 4. 9. 달마고도는 자발적 유페다 미황사와는 오래전부터 깊은 인연이 있었다. ‘참 사람의 향기’라는 7박 8일 참선 수행 프로그램에 참석한 것이 인연이 되어 가끔 내려가서 쉬었다 오곤 했었다. 그 당시 주지 스님이셨던 금강스님과는 가끔 차담을 나누기도 했었다. 주지 스님의 넓은 품과 미황사의 평온 속에서 며칠 쉬었다 오며 삶의 활력을 되찾기도 했었다. 달마고도길이 채 조성되기 이전이어서 사찰에서 너덜까지 매일 아침 산책을 하고, 그 넘어 천년 숲길을 홀로 조용히 산책했던 기억도 있다. 숲길을 걷는 내내 겨우 한 두 사람정도 만날 정도로 인적이 드문 한적한 산책길이었다. 그 길이 이제는 확장되고 연결되어 달마고도라는 멋진 길로 2017년에 태어났다. 스님과 마을 사람들이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손과 땀으로 만들어 낸 길이다. 이 길의 .. 2023. 3. 12. 이전 1 2 3 4 5 6 7 8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