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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둘레길

<경기 둘레길 51코스 후기> 걷기, 길, 그리고 길동무

by 걷고 2023. 1. 28.

길동무들과 함께 경기둘레길을 걷는다. 쌓았던 추억을 안고 길을 걸으며 새로운 추억을 그 위에 더 쌓아간다. 걸으며 나눴던 얘기, 길에서 벌어진 다양한 에피소드, 뒤풀이에서 나눴던 즐거운 대화가 동무들과의 우정을 깊게 만든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반가운 동무를 길에서 다시 만나는 일은 매우 큰 즐거움이다. 반가움을 표현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세월이 많은 것을 변화시켰지만, 길에 대한 열정과 만남에 대한 기쁨은 여전하다. 오랜 친구들과의 우정은 세월이 지나면서 점점 더 숙성되어 깊은 막걸리 맛을 낸다. 늘 만나는 동무들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면 처음 만나는 동무들이 만들어 주는 활력도 있다. 서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는 어색함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긴장감은 모임 전체 분위기를 활기차게 변화시켜 준다. 기존의 편안한 분위기에 익숙한 사람들이나 처음 나온 사람들 모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동무가 되어간다. 걷기라는 동일한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고 같은 동호회 회원이라는 소속감 덕분에 쉽고 빠르게 반갑게 인사하며 길동무가 되어간다.    

 

건강한 마음과 몸으로 사람들과 자연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 자신을 만난다. 즐거운 대화를 통해서, 혼자 침묵하며, 자연을 감상하며, 다양한 길을 온몸으로 체험하며 자신의 모습을 본다. 대화 속에서 배움을 얻기도 하고, 침묵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기도 한다. 자연을 감상하며 물처럼 바람처럼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고, 다양한 길을 걸으며 삶의 다양한 면을 받아들이게 된다. 길 위에서 만나는 동무들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자신이 다른 동무들의 거울이 되기도 한다. 걷기를 통해서 우리는 성숙과 성장을 반복한다. 단순 반복이 아닌 나선형 상승 반복이다.      

길 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오랜 기간 추억이 되어 삶의 자양분이 된다. 동무들의 옷이 무겁고 번거롭게 느껴질 때 선뜻 자신의 배낭 위에 매달고 들고 다니는 친절을 베푸는 모습은 아름다운 추억이다. 길잡이 역할을 잘 못해 다른 길로 가고 있는 사람을 위해 추운 날씨에 손을 호호 불어가며 트랭글이나 다른 어플을 통해 길을 찾아주는 배려심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획득한 트레킹 관련 물품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주는 마음은 걷기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주는 고마운 추억이다.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서 사진을 찍어주는 마음은 아름다운 추억이다. 이런 멋진 추억들이 걷는 재미를 더욱 즐겁게 만들고 다음 걷기를 기대하게 만들어 준다. 길동무들과 함께 걸으며 자신을 만나고 길 위에서 쌓은 수많은 추억은 우리를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삶의 이치는 매우 단순하고 간단하다. 베푼 만큼 돌아온다. 걷기를 좋아하고 길을 사랑하고 길동무들을 존중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 걷기는 심신의 건강을 베풀어 준다. 길은 멋진 길로 보답해 준다. 우리가 존중한 만큼 길동무들은 우리를 존중해 준다. 오늘 걸었던 길에서 우리는 이 세 가지를 모두 베풀었고 보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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