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와 거리: 20210406 - 20210411 64km
코스: 수원역 – 수원 문화재단 외
평균 속도: 4.4km
누적거리: 3,664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수원역에서 문화재단까지 가는 길에 늘 버스를 탔다. 버스가 자주 오지 않아 심할 경우에는 약 30분 정도를 기다리고 탄 적도 있다. 얼마 전 친구들과 수원역에서 만나 화성을 걷고, 팔달문 근처 통닭집에서 술 한잔 한 후에 걸어서 수원역까지 갔던 기억이 났다. 이번에도 수원 문화 재단에 업무 차 갈 일이 있어서 잠시 고민하다 걸어갔던 기억이 떠올라서 네이버 지도로 확인해 봤더니 약 2.4km 정도의 거리로 30분이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다. 그것도 모르고 예전에 30분을 기다렸던 자신이 우습다. 수원역에 도착해서 걷기 시작했다. 날씨가 많이 푸근해져서 약간 덥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찍 도착해서 수원 문화 재단 앞 화성 행궁 광장 벤치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하고 맑은 하늘을 구경하기도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업무 마치고 돌아올 때도 걸어서 수원역까지 갔다. 이날 하루 동안 걸었던 거리가 총 10km 정도 된다. 매일 10km 걷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잘 지켜지지는 않지만, 이런 계기를 통해서 일상 속 걷기를 좀 더 활성화해서 목표를 맞춰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도서관에 들렸다.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이다. 코로나로 인해 거리 두기 덕분에 오히려 더 여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다. 특히나 이 도서관은 정보 도서관으로 입구에서 도서관 카드로 등록을 하면서 자리를 스스로 배정할 수 있다. 만약 자리가 없으면 출입이 불가능하게 시스템으로 통제를 한다. 네 명이 앉는 자리에 두 명이 앉으니 한결 편안하다. 누군가가 너무 가깝게 앉게 되면 괜히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에도 가능하면 사람들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코로나 때문만이 아니다. 아마 나이 들어가면서 생긴 습관이나 버릇인 것 같다. 서로 약간의 거리를 두고 만나고 얘기하며 지내는 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방편이 될 수도 있다. 거리를 둔다는 것은 자신을 보호함과 동시에 상대방의 영역을 지켜주는 좋은 방법이다. 가끔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자신과 남의 경계를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한쪽 아니면 양쪽 모두 불편해질 가능성이 높다. 각자의 영역을 지키며 동시에 함께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도서관에서 두 권의 책을 빌렸다. ‘나이 듦의 이로움’과 ‘삶의 격’이다. 앞의 책은 다 읽었고, 뒤의 책은 지금 읽고 있다. 모두 내게 필요한 책들이다. 전자는 어떻게 나이 들어가는 것을 수용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 또 인생 후반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 활동적인 인생 후반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저자의 전문적인 의견과 함께 정리해 놓은 책이다. 후자는 지금 초반밖에 읽지 못했지만, 관계와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책이다. 나는 타인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타인이 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저자는 책 초반에 이 세 가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 속에서 양육되고 성장하고 발전한다. 모두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다. 관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상호존중이다. 나의 자유와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타인의 자유와 권리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나이 듦의 이로움’은 신체적 운동, 사회적 상호작용, 새로운 자극을 위한 도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신체적 운동으로 걷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상호작용을 위해 친구들이나 동호회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코로나로 비대면이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대면의 중요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나이 들어가면서 새로운 자극에 대한 도전을 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점점 더 사회와 멀어지고, 사회적 상호작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아진다. 스마트폰 사용법이나, 모바일 뱅킹, SNS, 취미 활동 등을 꾸준히 하면서 상호작용을 좀 더 원활하게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독서나 글쓰기도 나이 들어가면서 꾸준히 하게 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세계적인 큰 손 워런 버핏은 자신의 시간 중 80%를 독서에 할애한다고 한다.
책 내용 중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글귀가 있다. “친구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평가하지 않기.”라는 글귀다. 이 글이 책 읽은 지 며칠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있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친절하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며칠 전 친구에게도 얘기했는데, 나이 들어가면서 사람들을 많이 가리게 되어 걱정이다. 이 사람은 이런 면이 불편하고, 저 사람은 저런 면이 마음에 들지 않고, 이런저런 이유로 사람들을 스스로 멀리하고 있다. 이런 자신의 모습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자주 만나는 오랜 친구들에게도 단점이 보이면 당분간 조금 거리를 두기도 한다. 이런 태도를 변화시키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어서 이 글귀가 더욱 마음에 남아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만날 사람들은 어쩌면 평생 다시는 못 볼 수도 있을 것이고, 자주 보는 사람들도 앞으로 만나는 빈도수가 줄어들고, 함께 모두 볼 수 있는 날도 서서히 줄어들 것이다. 설사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친절하게 대할 수도 있고, 어떤 평가나 판단을 내려놓고 만나는 시간 동안만이라도 즐겁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언제쯤 모든 사람들을 대할 때 평가나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고 대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연습해서 가능하면 사람들과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며 지내고 싶다. 좋은 가르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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