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금융문맹탈출

[금융 문맹 탈출기 13] 자신만의 투자 전략 세우기와 실전 투자

by 걷고 2021. 8. 31.

증권사 직원이 진행하는 증권 공부를 시작한 지 벌써 반년이 지나간다. 금융에 대한 문맹이 조금 눈을 뜬 느낌이 들어서 홀로 괜한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지인이 어떤 종목을 매수해도 되냐고 물어온다면 기본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해서 투자 여부를 얘기해 줄 수도 있게 되었다. 물론 초보자들끼리의 세계에서나 통할 수 있는 웃기는 일이다. 초보자 세상에서는 PBR, PER, 유동자산, 부채, 시총 정도만 알아도 아는 척할 수 있다. 남의 말을 믿고 투자하는 것보다는 기본 데이터를 읽고 그 데이터의 의미가 무엇인지 정도로만 알아도 남의 말에 따라 투자하는 어리석음을 피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그간 공부를 통해서 나름대로의 투자 전략을 세울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결과나 방법론의 성패를 떠나서 기분 좋은 일이다. 자신만의 투자 전략을 세우고 투자한 후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스스로 수정해가며 조금씩 증권 공부를 해 나갈 수도 있다. 그간 교육을 진행하고 좋은 가르침을 주신 동부증권 권민정 대리 (02-419-6200)에게 감사를 표한다.

 

최근에 두 권의 책을 읽었다. <주식 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조엘 드린블라트 지음)과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 (필립 피셔 지음)이다. 조엘은 아이비리그에서 주식 투자 강의를 하는 교수이자 실전 투자자이고, 필립은 벤저민 그레이엄과 함께 주식계의 구루로 통하는 전문가이다. 조엘은 자신의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마법공식을 만들어냈다. 인터넷에서 ‘마법 공식’을 검색하면 어느 누구나 무료로 공식에 따라 선정된 100개 기업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마법 공식이 선정한 주식을 20 – 30 개 종목 매수 후 일 년 후에 매도하고, 다시 매수하는 방식이다. 필립은 계량적 투자나 가치투자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하며 기업가 정신, 기업 문화, 그 업계의 성장 가능성을 중요시 여긴다. 가치투자와는 상반되는 방식이다. 돌아보니 주식 관련 서적을 한 열 권 정도 대충 읽은 것 같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수박 겉핥기식으로 읽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떤 책은 세 번 이상 정독하기도 했고, 읽을 때마다 이해되는 부분이 조금씩 늘어나는 재미도 있었다. 전문 투자가가 아닌 소액 투자자 입장에서 마치 전문가처럼 책을 파고들거나 분석을 하는 것은 별 의미도 없고 불가능하다. 증권사 주식 교실을 통해서 배운 지식, 직접 투자를 경험하며 스스로 배운 내용들, 그리고 그간 읽었던 책 내용을 기준으로 해서 몇 가지 투자 전략을 확립했고, 오늘 그 전략에 따라 투자를 시작했다. 

선택한 투자 전략을 정리해 보았다.

 

1)    NACV 전략 (할 수 있다 퀀트 투자, 강환국 지음)

NACV (Net Current Aset Value)는 우리말로 ‘순유동자산’으로 유동자산에서 기업 전체 부채를 뺀 금액이다. 

 

(1)   ‘유동자산 – 총부채 > 시가총액 X 1.5’인 흑자 기업에 투자

(2)  ‘유동자산 – 총부채> 시가총액’인 흑자 기업에 투자 (완화된 NCAV 전략)

(3)   세후이익 > 0

(4)   연 1회 리밸런싱

 

코스피와 코스닥에 등록된 종목 중 소형주를 모두 찾아 확인해보니 위의 조건에 부합되는 종목이 34개 나왔다. 순유동자산이 시총보다 높다는 것은 저평가되어 있다는 의미다. 지금 바로 회사 청산을 한다고 해도 손해 날 일이 없는 회사이다. 아직 시장에서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 아닌 기업들일 가능성이 높다.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해서 장기간 보유하면 우상향 곡선을 지향하는 주식시장의 특성상 언젠가는 주가가 상승할 것이다. 34개 종목 중 NCAV/시총 비율이 높은 것부터 20개 종목을 동일 금액으로 매수했다. 혼자서 이 조건에 맞는 종목을 찾는 작업을 하는 데 이틀 정도 소요되었다. 나처럼 시간이 많은 사람은 해볼 만한 작업이다.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2)    마법 공식 (주식 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조엘 드린블란트 지음)

<주식 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을 읽어본 후 ‘마법 공식’에 따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마법 공식의 원칙은 두 가지이다. 저평가된 기업과 이익률이 좋은 회사를 찾는 것이다. 이 방법에 부합되는 몇 가지 조건을 입력해서 등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국내에서도 ‘마법 공식’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신 마법공식과 마법공식이 있다. 이 둘의 차이점은 잘 모르겠다. 기업의 재정상태와 발전 가능성을 좀 더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의 차이로만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굳이 소액 개인 투자자로서 그 원칙까지 자세히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투자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알아질 수도 있고, 천천히 알아가도 될 일이다. 신 마법공식에 나온 종목 중 20개 종목을 분기별로 5개 종목씩 매수할 계획이다. 한꺼번에 매수하는 것보다 분기별로 최상위 등수의 종목을 5 – 7개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책에 쓰여 있어서 그 방식대로 따를 생각이다. 일 년이 지난 시점에 모두 매도한 후 다시 매수한다.

 

3)    국제 ETF 듀얼 모멘텀 전략 (할 수 있다 퀀트 투자, 강환국 지음)

(1)   S & p 500, Euro Stoxx, Nikkei, Kospi 중 최근 6개월 간 가장 많이 상승한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

(2)   그런데 4개 지수 모두 6개월 수익률이 예금금리 이하로 하락하면 모든 ETF 매도 후 현금 보유

(3)   월 1회 리밸런싱

 

이 방식으로 이미 소액을 투자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매월 한 번씩 들여다보는 일도 재미있다. 

 

4)    채권 투자

주식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 교육 담당자가 채권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은행 이자보다 높으면서 어느 정도의 안정성이 보장될 수도 있다고 했다. 책을 찾아보니 신용등급이 BBB 이상인 채권의 경우 부도날 가능성이 0.2% 정도라고 한다. 채권 경험을 하기 위해 소액을 투자했다.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 알려진 증권계의 구루 벤저민 그래이엄은 투자금액을 모두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고 최소한 25% 정도는 채권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이 원칙은 지켜나갈 생각이다. 잘 모를 경우 자신이 내리는 판단은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된다. 모를 때에는 전문가의 말을 따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5)    ELS 

주식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금융 상품이다. ELS (Equity-Linked Securities , 주가연계증권)는 주가지수의 수치에 연계되어 투자 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이다. 원금이나 수익을 지급받지 못할 위험성도 지니고 있다. KOSPI 200 지수와 연계된 비교적 안정된 ELS에 가입해서 매월 적금 넣듯 일정한 소액을 투자하고 있다.

약 반년 간 증권사에서 공부했고, 앞으로도 매월 한 번씩 만나 주식 투자에 대한 자문과 다른 투자자들의 경험을 들으며 조금씩 공부해가며 투자할 계획이다. 욕심 낼 일도 아니고, 은행 이익률보다 조금만 높으면 성공했다는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다. ETF는 매월 확인 후 리밸런싱 하겠지만, 다른 두 가지 전략, NCAV 전략과 마법 공식은 일 년에 한 번씩 리밸런싱 하는 것 외에는 가능하면 잦은 확인을 하지 않고 그냥 진득하게 기다리며 원칙에 따라 투자할 생각이다. 투자는 원칙 확립과 기다림이 전부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도 그렇게 쓰여 있고, 전문가들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투자는 인생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선택은 할 수 있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는 것. 우리네 삶도 같다.

 

(주의: 이 글은 금융 초보자가 쓴 글입니다. 이 글을 절대로 믿거나 이 글의 내용을 따라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필요하실 경우 글에 나와있는 책을 직접 읽어 보시고 투자 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