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문맹 탈출기 11] 초보 투자자의 어리석은 경험

 약 2년 전 한 선배의 강요와 같은 권유로 적은 금액을 투자해서 가상 화폐를 매수했다. 처음에는 일 년 넘게 거래소를 거의 들여다보지도 않고 그냥 내팽개쳤다. 가격이 오르면서 조금씩 들여다보니 욕심이 생기고 하락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 견디지 못하고 50%를 일찍 매도했다. 그 이후부터 가격은 계속 상승했고, 다시 남은 화폐의 50%를 매도했다. 그 이후 선배를 만나 한참 잔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고스란히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단가로 가상화폐를 다시 매수했다. 기존 화상 화폐도 구입했고, 선배의 추천과 문맹의 몰상식한 판단에 따라 다른 가상화폐도 매수했다. 참지 못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매도한 것이 실수였다. 나름대로 이유는 있었다. 이미 많이 상승한 상태에서 언제 하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마냥 기다리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 이유로 개미 투자자들은 비싸게 매수하고, 싼 가격에 매도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근에 중국에서 가상화폐를 인정하지 않고, 심지어는 채굴장까지 규제를 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급락하고 있다. 게다가 일론 모스크의 무책임하고 비정상적인 언행과 결정으로 인해 가상화폐 시장은 더욱 흔들리고 있다. 지금 많은 개미 투자자들은 손해로 인해 큰 혼란을  겪고 있을 것이다. 물론 위의 두 가지는 금융 문맹인 내가 알 수 있는 이유이고, 그 외에 다른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이유도 많이 있을 것이다. 가격이 너무 하락하고 불안해서 어제 모두 매도했다. 매도한 후 채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선배가 확인 전화를 했다. 선배는 참지 못하고 또 매도를 할 것 같아 전화를 했다고 한다. 창피한 마음에 매도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선배는 이런 과정을 견뎌야 한다며 절대 매도하지 말라고 다시 한번 당부했다. 매도한 금액의 50%를 다섯 종류의 가상화폐에 분산해서 같은 날 다시 매수했다. 처음 투자한 시점부터 계산해보니 손해는 보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두 번의 경험을 통해서 딱히 매도할 이유가 없는 한 그대로 간직하고 기다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배울 수 있었다. 당분간 거래소는 쳐다보지 않을 것이다. 잘 될까? 적은 금액이지만 투자를 하면서 경박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조금 진중해지길 희망해 본다.     

 

 주식 교육을 받고 매수한 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같이 공부했던 사람과 함께 교육 후 실시하는 월간 주식 공부 모임에 참석했다.  매일 한 두 번씩 매수한 주가의 변화를 확인했지만 함께 공부한 사람은 나보다 더 태평하게 거의 확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둘 다 주가의 변동에 따라 흔들리거나 매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5월 15일이 지난 시점이어서 상장한 회사들의 1분기 재무제표가 나왔고, 재무제표와 처음 매수 시 적용했던 기준을 바탕으로 리밸런싱을 했다. 최초 매수했던 20개 종목 중 6개 종목만 20위 안에 남아있게 되었다. 나머지 14개 종목은 모두 전량 매도한 후 신규 종목으로 교체했다. 총 추정자산은 총 매수 금액의 102% 정도 되었다. 기존 종목 중 어느 종목은 상승했고, 어느 종목은 하락했다. 상승한 종목을 조금씩 매도한 금액으로 하락한 종목을 조금씩 매수했다. 20개 종목 모두 거의 같은 비율이 될 수 있도록 리밸런싱 작업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시도해 본 리밸런싱 작업이다. 재무제표가 나오지 않는 평월에는 종목 변경은 하지 않고, 매수와 매도를 통해 20개 종목이 거의 같은 비율이 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처음 해 보는 리밸런싱 작업인데 재미있기도 하고 의미 있는 작업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상화폐 매도 금액 중 남은 금액을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좋은지 자문을 구했다. 강사는 재테크 공부와 실전을 겸하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다른 금융 상품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하며 코스피 200 지수와 연계된 ELS를 설명해주었다. "ELS (Equity-linked securities)는 주가 연계 증권이라고 한다. ELS는 증권회사가 발행하는데 법적으로는 무보증 회사채와 비슷하다. 다른 채권과 마찬가지로 증권사가 부도나거나 파산하면 투자자는 원금을 제대로 건질 수 없다. ELS는 상품마다 상환 조건이 다양하지만 만기 3년에 6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가 있는 게 일반적이다. 수익이 발생해서 조기상환 또는 만기상환되거나, 손실을 본 채로 만기상환된다.” (한경 경제 용어 사전, 네이버) 강사가 근무하는 DB금융투자는 4개월마다 조기 상환 기회가 있다고 한다. 급한 일은 아니니 시간을 갖고 결정 내릴 생각이다.    

  

 금융문맹이 주식 20 종목을 매수해서 리밸런싱이라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채권이 뭔지도 알게 되었고, ETF와 ELS도 알게 되었다. 채권도 적은 금액 매수했고, KODEX 200 ESG라는 ETF 도 조금 매수했다. ELS도 상품이 나오면 조금 매수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상 화폐도 선배 덕분에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단지 투자하고 매수와 매도를 한다고 해서 금융 문맹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변화가 생긴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또한 돈이 일하게 만든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도 알게 되었다.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변화를 경험하고 따라가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새로운 도전은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삶에 활력과 자극을 준다. 적은 금액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금융 문맹에서 탈출해서 조금씩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큰 욕심내지 않고,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 1조 인 ‘손해를 보지 말 것’을 지켜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워런 버핏은 “돈은 투자에 사용하고, 시간은 자신에게 사용하라”라고 했다. 또한 투자자로서 성공하려면 책을 읽으라고 했다. 그는 특히 금융 관련 서적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또한 이 세 가지를 명심하며 투자를 꾸준히 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