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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휘재심리상담센터

습관의 힘

by 걷고 2024. 1. 16.

유명 작가들의 얘기를 들으면 글은 엉덩이로 쓴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이다. 즉 매일 꾸준히 쓰는 것이 중요하고, 쓰기 위해서는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완서 선생님처럼 유명한 작가도 매일 한쪽의 글을 꾸준히 썼다는 얘기를 들었다. 비단 글쓰기에서만이 아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꾸준히 노력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는 것 같다. 공부를 하든, 장사를 하든, 업무를 하든 전문가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 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어떤 사람은 즐기는 것을 우선시하기도 한다. 즐긴다는 것은 좋아한다는 것이고, 좋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올라와야 참답게 즐길 수 있다. 즐기기 위해서도 꾸준함이 필요하다. 

 

 늘 꾸준함이 부족한 사람이었다. 어떤 일이든 시작한 후에 쓸데없는 명분을 만들어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었다. 명분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조차 창피하다. 그냥 핑곗거리를 만들었던 것이다. 계획을 세우고 시작할 때는 금방 큰 일을 이룬 사람이 된 것처럼 의기양양하다가 포기할 때는 패잔병처럼 고개를 조아리며 다른 계획을 세우곤 했었다. 60대 후반인 지금이 되어서야 겨우 꾸준하게 하는 습관이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무슨 일이든 꾸준히 하는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일 경우에 한해서이다. 그리고 쉽게 계획을 세우는 습관은 버렸다. 아무리 작고 사소한 일이라도 포기하는 습관이 들면 이는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어떤 일도 시도하기를 두려워하게 되고, 어떤 일도 포기해도 된다는 자기 패배적 사고를 갖게 된다. 따라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신중하게 결정을 하고, 일단 시작하면 꾸준히 하고 있는 편이다.

 

 자기 패배적 사고가 깊은 사람들에게 쉽게 할 수 있는 일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나 결정해서 시도하라는 말을 한다. 예를 들면 하루 10분간 독서하기, 하루 1,000보 걷기, 오전에 한 시간 동안 핸드폰 보지 않기 등등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아주 사소하고 쉽게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습관이 들다 보면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감은 좀 더 큰 일을 실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실천을 통한 변화는 다른 일도 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만들어준다. 새해에는 대부분 새로운 계획을 세우며 시작한다.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보름이 지나간다. 새해 아침에 자신이 세운 계획을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세운 계획이 자신을 힘들게 만들면 오랜 기간 실천하기가 힘들다. 계획은 좋아하는 일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아주 작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작년에 건강검진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이 근력 운동을 하면 좋겠다고 한다. 걷기는 생활화되어 있어서 언제든 할 수 있다. 좋은 습관 한 가지를 얻게 된 것은 큰 행운이다. 하지만 근력 운동은 습관화되지 않아 며칠 하다가 늘 중단하곤 했었다. 작년 말쯤 다시 마음을 잡고 시작했다. 푸시업과 스퀏을 각각 10회씩 3세트 하기로 결정했고, 매주 각각 1회씩 늘려나가기로 했다. 이번 주부터 각각 15회씩 3세트를 하고 있으니 5주간 매일 하고 있다는 얘기다.  딱 하루 운동하지 못한 날이 있었지만, 그냥 신경 쓰지 않고 다음 날 아무 일도 없는 듯 다시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100일간 습관을 들이면 그 습관은 몸에 익는다고 한다. 우리의 몸은 매 순간 변한다. 어제의 몸이 오늘의 몸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어제의 마음도 오늘의 마음이 아니다. 한 가지 습관을 백일 간 꾸준히 실천하면 우리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몸도 마음도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게 된다. 좋은 습관이나 나쁜 습관이나 마찬가지다.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다면 스스로 좋은 습관을 만들어 온 사람이고, 그렇지 않다면 나쁜 습관에 몸이 익은 사람이다. 따라서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글쓰기도 내게는 매일 하는 하나의 습관이자 연습이다. 어떤 목표를 갖고 시작한 일이 아니다. 처음 시작은 마음속에 남아있는 것을 정리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다. 머릿속에 또는 마음에 담아두기 불편해서 글로 꺼내서 살펴보고 정리하며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하기 위한 방편이다. 한 가지 부작용이 생겼다. 늘 글을 쓰다 보니 글감이 넘쳐났다. 글감을 핸드폰에 저장해 두다가 얼마 전부터 지워버렸다. 저장된 글감이 많아지고 그 글감을 모두 글로 옮기지  못해서 부담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열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무엇을 쓸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냥 노트북 자판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쓰기 시작한 글이 이 글이다. 습관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글쓰기 시작하기 전에는 단 몇 줄을 쓰는 것도 힘들었지만, 이제는 일단 자판에 손을 올리면 무슨 글이든 쓰게 된다. 좋은 습관이 좋은 취미가 되고, 취미는 나의 삶을 활기차게 만들어주기도 하면서 동시에 꿈을 만들어준다. 글을 꾸준히 쓰다 보니 쓰고 싶은 주제가 많이 떠오른다. 그 주제를 글로 정리해서 책을 발간하고 싶다. 나의 꿈은 세 가지가 있다. 작가가 되는 것이다. 상담 전문가로 심신이 지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걷기를 통해 심신이 지친 사람들에게 활력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금년에는 ‘새로운 나로 태어나는 인생 2막’이라는 주제로 글을 쓸 계획이고 내년 초에 책으로 발간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간 써놓은 블로그를 검색해 보니 이 주제로 쓴 글이 약 200편 정도 되는 것 같다. 사업을 정리한 후 인생 2막을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 그리고 좌절과 성취한 경험을 진솔하게 정리해서 한 권의 책으로 발간하고 싶다. 생명은 점점 더 길어지지만, 은퇴 시기는 점점 더 짧아진다. 인생 2막 삶의 기간이 인생 1막보다 훨씬 더 길어지고 있다. 그만큼 할 일도 있어야 하고, 경제적 여력도 필요하고, 평생 할 일과 즐길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한다. 나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이 인생 2막을 준비하는데 일조하길 바라며 책을 발간하고 싶다. 만약 출판사에서 출간한 의사가 없다면 전자책으로라도 발간하고 싶다. 나의 삶의 기록이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은 일이다. 

 

 이번 주 금요일부터 시작하는 ‘금요 서울 둘레길 마음챙김 걷기’를 꾸준히 하면서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심신 건강을 챙기는 것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나를 이롭게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삶이다. 이 걷기의 기록도 나중에는 한 권의 책으로 발간하고 싶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걷기에 참여해서 하나의 새로운 걷기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걷기나 글쓰기가 나를 위한 방편이었고, 지금은 습관이 되어 일상이 되며 동시에 꿈을 만들어주었다. 상담 공부는 나 자신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고, 편안해지니 주변 사람들의 힘든 모습이 보인다. 그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 되어주고 싶다.  나 자신을 조금 챙길 수 있게 되자, 주변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생겨난다. 좋은 습관은 자신을 위해 시작한 것이지만, 결국은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일이 된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신의 샘에 물이 넘치면, 그 물은 넘쳐나서 다른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간다. 쓸 글 감이 없었지만, 쓰다 보니 하나의 글이 된다. 꾸준한 연습이 또 습관이 만들어 낸 결과다. 이 글을 마친 후 오늘 근력 운동을 한 후, 올림픽 공원을 두 시간 정도 걸을 생각이다. 활기찬 하루가 시작된다. 오늘도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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