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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인생 3막

<친구 도니의 인생 2막을 응원하며>

by 걷고 2025. 2. 26.


멋진 인생 2막을 살아가고 있는 친구가 있다.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퇴임한 후 회사에서 임원 예우 차원에서 준비해 준 계열사 중역 자리를 뿌리치고 산티아고를 걸었던 친구다. 회사 생활 할 때에도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현명하게 균형을 잡고 사회생활을 멋지게 해 낸 친구다. 회사 입사 후 사진 동호회에 가입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급기야 집안에 암실을 설치할 정도로 사진에 빠졌다. 평일은 회사 업무에 집중하고, 주말에는 출사를 나가며 사진을 익혔다. 취미로 시작한 사진 덕분에 산티아고 다녀온 후 사진전을 여러 번 열었고, 전문 화가나 작가들과 함께 공동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인생 2막을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다. 지금 전시장에서 개최하는 사진전에 작가로 초대되어 사진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최연돈 사진전, 3월 7일까지, space oon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136 힐스테이트 판교역 B 1006호)

그는 초등학교 산악회 화장으로 활동하며 등산을 즐겼지만, 산티아고 다녀온 후에는 걷기에 빠졌다. 일단 한 곳에 몰두하면 뒤돌아보지 않고 직진하는 스타일이다. 산티아고 다녀온 후부터 코리아 둘레길을 걸었다. 걷다가 쉬고 싶은 곳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자며 걸었다. 총 4,500km에 달하는 코리아 둘레길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이제 200km 정도만 걸으면 된다. 때로는 친구와, 가족과, 홀로 걸었다. 길이 친구가 되고, 자연이 친구가 되고, 음악이 친구가 되어 함께 걸었다. 그러던 친구가 어느 날부터 갑자기 사라졌다. 피클볼에 빠져 살고 있다고 했다. 원래 테니스를 오랜 기간 친 친구였다. 골프와 테니스, 수영 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런 친구가 이번에는 피클볼에 빠져서 열심히 배우더니 경기에 나가 대상을 받았다는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피클볼 지도자 자격증과 심판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참 놀랍고 멋진 친구다.

걷기 동호회 회원들과 <최연돈 사진전>을 함께 방문하기로 약속한 날인 3월 5일에 전시회 설명을 마치자마자 식사도 함께 못하고 급히 서둘러 이동해야 할 일이 있다는 연락을 오늘 받았다. 안양시 청소년 재단 '만안 청소년 수련관'에서 피클볼 강사로 위촉되었다는 연락이 왔고, 3월 5일 첫 수업을 하는 날이어서 일찍 떠날 수밖에 없다고 하며 미안해했다.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었다. 4시에 만나 30분 정도 사진 설명을 한 후 서둘러 이동해야만 하는 친구의 상황이 오히려 고맙고 기분 좋다. 같이 식사를 못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보다 그가 피클볼 강사가 된 것의 기쁨이 훨씬 더 크다. 그는 사진작가로, 걷기 전문가로, 그리고 피클볼 강사로 인생 2막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다. 길을 걸으며 자신을 성찰하고, 음악을 들으며 내면을 풍요롭게 만들고, 피클볼 강사를 하며 사람들과 함께 건강한 교류를 하고, 그런 삶을 사진으로 표현하며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멋진 친구다.

퇴직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이 있다. 퇴직자들 대부분은 바로 구직활동을 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고, 때로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막막함으로 힘들어한다.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은 당연히 취업을 해야만 하지만, 경제적 상황이 안정적인 사람들도 대부분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또 무엇을 하면 행복할지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왜 태어났는지? 또는 자신의 소명이 무엇인지?라는 거창한 질문은 할 필요도 없다. 어떤 일을 또는 무엇을 하면 기분이 좋고, 평생 해도 질리지 않고, 할수록 더욱 가슴 설레는 일을 찾는다면 인생 2막은 무척 행복할 것이다, 설령 찾지 못하더라도 그 찾는 과정 자체가 이미 큰 행복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그 일이 자신의 행복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일이라면 그 즐거움은 배가될 것이다.

굳이 친구의 얘기를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찾는 일이 선행되어야 인생 2막이 행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이라면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을 잠시도 멈추지 말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사람이라면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이 설레는 일을 찾으라는 말을 하고 싶다. 중요한 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을 포기하거나 멈추지 말고 꾸준히 찾아 나서고 시도하고 또 도전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과연 자신만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인지 한 번쯤 돌아보는 것도 좋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과연 자신을 위한 일인지, 아니면 가장의 책임이라는 명분하에, 또는 주변 여건 핑계를 대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는 작업을 포기한 것은 아닌지, 아니면 찾고 싶지도 않고 그냥 자신의 삶을 포기한 것은 아닌지 냉정하고 솔직하게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생 2막은 시간을 얼마나 활기차게 보내고 건강한 심신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이 지루하거나 시간에 치이는 사람의 심신은 건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과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신만을 위한 시간과 심신 건강을 위해 얼마나 많은 배려를 해왔는지 진지하게 자신에게 물어볼 필요도 있다. 과연 자신만을 위한 시간과 배려를 해 본 경험이 있을까?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서는 많은 배려를 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자신을 존중하지 못하며 살아오지는 않았을까? 인생 2막은 자신의 인생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인생과 건강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면 그 영향과 효과가 배우자와 가족, 친구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인생 2막은 자신을 위해 살아가야 할 때다.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 찾으면 된다. 죽을 때까지 찾지 못하더라도 시도하지도 못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 자체를 포기한 것보다는 훨씬 더 의미 있고 멋진 삶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친구 도니 (본명 최연돈)의 멋진 인생 2막을 축하하며 즐거움의 축배를 들 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그리고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멋진 인생 2막을 찾아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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