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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의 걷기일기

마음챙김 걷기 2

by 걷고 2024. 9. 3.

마음챙김 걷기의 개념과 마음챙김하며 걷는 방법에 대한 글을 쓴 후 조금 더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할 거 같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쓰고 있다. 마음챙김에 대한 개념과 마음챙김 걷기에 대한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비록 마음챙김 걷기의 방법이 다르더라도 기본적인 원칙과 개념은 같다고 믿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마음챙김 걷기를 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선 중요한 것은 코스 선정이다. 집 주변이나 직장 주변 또는 자신이 활동을 오랜 시간 보내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코스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며 또는 걷고 싶으면 쉽게 접근해서 걸을 수 있는 코스가 있어야 한다. 걷기 위해 먼 길을 가거나 이동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면 마음이 변해서 걷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약속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요즘은 어디서든 걸을 수 있는 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한강변은 걷기에 아주 좋은 코스다. 진출입로를 확인하면 시간대별로 얼마든지 걸을 수 있다. 편의점과 화장실이 잘 정비되어 있고, 심지어는 밤에도 가로등이 있어서 안심하고 걸을 수 있다. 시내에도 공원이 많이 조성되어 있고, 마음만 먹는다면 자신의 활동지역에서 쉽게 코스를 만들 수 있다. 만약 마땅한 코스가 없다면 그냥 길을 걸으며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는 산책이 될 수 있다. 시간대별로, 예를 들면 30분, 한 시간, 두 시간, 두 시간 이상 코스를 미리 선정해 놓으면 자신의 상황에 맞춰 걸을 수 있는 만큼 걷게 된다.

나 같은 경우에는 한 시간에서 네 시간까지 걸을 수 있는 코스가 여러 곳이 있다. 오랜 기간 집 주변을 걸어서 만들어 낸 코스다. 비가 올 때 걷기 좋은 길도 있고, 바람이 많이 불 때, 햇빛이 강할 때 걸을 수 있는 코스도 있다. 어떤 날씨에도 걸을 수 있는 코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 지인 중 한 분은 비 오는 날 지하상가를 걷는 분도 있다. 비를 피하고 안전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추운 날에도 이 상가를 걷는다고 한다. 매일 아침에 기상하면 10km를 걸은 후 하루를 시작한다는 지인은 어떤 날씨에도 걸을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고 자신만의 코스를 갖고 있다. 주 활동지역 주변의 코스를 몇 가지 익히게 되면 코스를 서로 엮으며 다양한 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세 개의 코스로 다섯 개 이상의 코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같은 길도 반대로 걷거나 다른 길과 연결해서 걸으면 완전히 느낌이 다른 길이 된다. 각자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놓으면 언제든 쉽게 걸을 수 있게 된다.

걷기 시작하기 전 마음속으로 ‘마음 챙김 걷기’를 하겠다는 마음을 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무 생각 없이 걷거나 습관적으로 걷는 것은 ‘마음 챙김 걷기’가 아니다. ‘마음 챙김 걷기’를 통해 심신이 건강해지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다면 스스로 지금 걷는 것이 그냥 단순한 걷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마음 챙김 걷기’를 하겠다는 마음다짐이 우선 되어야 한다. 이런 마음의 확립은 이미 ‘마음 챙김’을 하기 시작한 것이고, 이런 마음으로 걷기를 한다면 ‘마음 챙김 걷기’가 된다. 걸으며 걷는 행위와 감각에 집중하겠다는 마음의 다짐이 필요하다. 설사 잘 되지 않더라도 30분만이라도 집중해서 ‘마음 챙김 걷기’를 하겠다는 마음을 다지고 유지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다. 처음에는 단 1분도 집중이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꾸준히 연습하면 조금씩 시간을 늘려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마음 챙김 걷기’를 하겠다는 마음이 확립된 후 걷기 전에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감각을 깨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스트레칭을 하면 부상을 예방할 수도 있고, 그보다 더 중요한 몸의 감각을 느끼는 연습을 할 수 있다. 팔을 위로 뻗으며 어깨의 감각, 팔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감각에 집중하며 몸의 감각을 느끼는 연습이 필요하다.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스트레칭을 하며 느껴지는 몸의 감각을 느끼는 것이다. 머리, 목, 어깨, 허리, 다리, 발 등 신체 각 부위를 스트레칭하며 몸의 감각을 느끼는 사전 운동은 '마음챙김 걷기‘를 하며 몸의 감각을 느끼는데 도움이 된다.

‘걷고의 걷기학교’에서는 ‘마음챙김 걷기’를 시작할 때 스트레칭을 하며 몸의 감각을 느끼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서로 즐겁게 대화하며 걷다가 조용히 걸을 수 있는 장소가 나오면 침묵 속에서 ‘마음챙김 걷기’를 진행한다. 여러 명이 모여서 걷고 있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침묵을 유지하며 걷는다. 처음 30분간 침묵 걷기를 할 때는 발의 감각에 집중하며 걷는다. 발의 감각을 느끼며 걷는 것은 일종의 집중명상이다. 집중명상은 명상의 대상이 한 가지이고, 어떤 생각이 떠오르던 빨리 알아차리고 다시 명상의 대상으로 돌아오는 방법이다. 두 번째 30분간의 침묵 걷기는 개방형 ‘마음챙김 걷기’를 진행한다. 새소리를 듣거나, 바람을 느끼거나, 호흡을 느끼거나, 낙엽 밟는 소리를 듣거나 등등 매 순간에 자신이 느끼는 모든 감각을 느끼며 걷는다. 때로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첫 번째 발의 감각에 집중하는 것이 잘 되면 두 번째 침묵 걷기 시에는 느끼는 감각 집중이 더 잘 될 수 있다.

30분간 두 번의 ‘마음챙김 걷기’를 진행하는데, 그때마다 마음속으로 ‘마음챙김 걷기’를 하겠다는 마음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고, 걷는 내내 스스로 ‘마음챙김 걷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의 감각에 집중하며 걷다가 다른 잡념이 떠오른다. 자신이 ‘마음챙김 걷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잡념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빨리 알아차리고, 다시 발의 감각으로 돌아오면 된다. 이런 상황과 과정이 매 순간 반복된다. 반복되는 상황으로 인해 잡념이 많아 ‘마음챙김 걷기’가 잘 되지 않는다고 자신을 탓할 필요가 전혀 없다. 반복된 만큼 알아차림을 하고 있다는 의미고, 알아차린 다음 바로 ‘마음챙김 걷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중요한 사실을 기억하고 있기만 하면 된다. 잡념이 많다는 것을 알아차린 만큼 잡념은 줄어든다. 알아차리지 못하면 못한 만큼 잡념이라는 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몸의 감각에 집중하며 걷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늘 바쁘게 살아가며 동시에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운전을 하며, 음악을 듣고, 통화를 하고, 머릿속으로는 하루 할 일을 구상한다. 걸으며 회사 업무 생각을 하고, 친구 만날 생각을 하고, 집에 가서 쉴 생각을 한다. 단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동시다발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며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고 걸으며 발의 감각에만 집중하거나 몸의 감각에만 집중하는 것이 쉽게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또한 우리는 자신의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거나 몸의 감각을 느끼기보다는 머릿속 주인공의 소리에 집중하고 따르는 일에 훨씬 더 익숙하다. 익숙한 것을 덜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변화의 첫걸음이다.

변화를 생각하니 빅터 프랭클의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글이 떠오른다.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당신이 지금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그릇되게 행동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맞는 말이다.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익숙한 행동대로 하려는 경향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과거의 답습이고 과거의 실수를 반복할 뿐이다. 걷기를 통해 신체의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과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원한다면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마음챙김 걷기’가 될 수 있다. 생각을 몸의 감각으로 변화시키고, 생각과 자신과의 거리 두기를 통해 과거의 패턴화 된 모습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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