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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의 걷기일기

[걷고의 걷기 일기 0188] 외부 변수와 내적 욕심

by 걷고 2021. 3. 12.

날짜와 거리: 20210311  8km  

코스: 일상 속 걷기

누적거리: 3,387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요즘 매주 한 시간씩 증권회사 다니는 친구를 통해서 금융 문맹 탈출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 워낙 아는 것이 없다 보니 황당한 질문이 많을 것이고, 그 질문에 적합한 답변을 알려주기 위해 그 친구는 머리가 아플 것이다. 고수가 하수를 가르칠 때 느낄 수 있는 난감함이 있다. 상식적이고 기본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물어보는 사람에게 자세하게 설명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저 고마울 뿐이다.

 

 교육을 받고 나서 ‘금융 문맹 탈출기’라는 제목으로 SNS에 글을 올리고 있다. 그날 배운 내용과 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종합해서 자신을 위해 정리한 글이다. 이 글이 앞으로 소액 투자자로 활동하는 나에게 욕심을 내거나 조금 알게 되었다는 교만한 생각이 일어날 때 기본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돌려놓을 것이다. 어제 쓴 글에 한 분이 ‘문제는 외부 변수, 내적 욕심인 듯하네요.’이라는 댓 글을 달았다. 추측하기에 그분은 아마 투자 부분에 경험이 많으신 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전문가라고 해도 모든 상황을 예측하여 미래의 주가 변동을 정확하게 맞출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갑자기 발생하는 천재지변이나 코로나 같은 상황을 사전에 예견할 수도 없을 것이다. 

 

 통제 가능한 변수가 있고, 통제 불가능한 상황도 있다. 통제 불가능한 ‘외부 변수’는 신경 쓸 수도 없다. 따라서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오히려 그 변수에 쏟는 에너지와 시간을 다른 곳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 즉 통제 가능한 변수에 선택과 집중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다. ‘내부 욕심’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자신의 욕심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는 각자의 역량과 노력에 달려있다. 지난 100년간 주식 투자의 평균 수익률이 5 – 9%라는 통계 자료가 있다. 이 수익률이 하나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우리 일상에서도 통제 가능한 변수가 있고, 불가능한 변수가 존재한다. 코로나 같은 상황은 예측할 수도 없고, 그로 인한 상황을 사전에 예견해서 막을 수도 없다. 일단 발생한 후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역량을 동원해서 노력하고, 코로나 상황에서 생존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현명한 삶의 태도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통제 불가능한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온갖 노력과 시간을 소모해 버린다. 그렇게 하는 동안 정작 통제 가능한 자신을 돌보지 못하게 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매 순간 우리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의 결과가 지금 자신의 모습이다. 통제 가능 여부를 파악하고 선택하는 것이 삶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외면당하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만 했다. 아침 7시에 기상해서 재활 크리닉으로 가서 하루 종일 운동하다 밤 10시에 숙소로 복귀해 선배들 유니폼 빨래와 설거지까지 마치고 새벽 1시에 눈 붙였다. 이 생활을 그는 2년을 견뎠다…. 그는 ‘지금 할 일’이라는 한 가지 목표에만 모든 힘을 쏟아부어 상상도 못 했던 내일을 열었다.” (조선일보, 20210312)

 

 오늘 아침에 실린 프로 야구 선수 오승환의 얘기다. 앞이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오승환 선수는 ‘오직 지금 할 일’에만 집중하며 하루를 살아냈다. 이런 삶의 모습이 코로나로 인해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외부 상황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자신의 일에만 집중했다. 마음속에서는 여러 갈등이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연습에 몰두하는 순간 그런 갈등과 불안은 저절로 사라졌을 것이다. 몰입은 내면에 잠재해 있던 수많은 불안과 갈등을 날려버리게 만든다. 어쩌면 연습에 몰입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비록 연습 끝난 후에 느끼는 절망감과 불안감이 다시 힘들게 만든다 하여도. 힘든 과정을 버티고 견뎌내며 더욱 단단해졌을 것이고, 그런 힘이 오늘의 오승환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코로나 여파로 모든 국민들이 고통 속에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각자 통제 가능한 일을 하며 오늘 하루 충실하게 살면 좋을 것 같다. 오승환 선수를 보며 우리 모두 힘을 내어 오늘 하루만 버텨보자. “내일을 전혀 생각 안 하는 것, 저는 진짜 오늘 할 일만 생각하고 살았어요. 이 운동을 해서 뭐가 되겠다는 마음조차 없었어요.” 오승환 선수가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요즘 걷고, 글 쓰고, 책을 읽고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가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찾아오기도 하고, 상담사지만 상담할 기회가 없어서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간 살아온 경험을 통해서 오늘 하루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잘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오늘 하루를 살고 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설 곳과 할 일은 통제 밖에 있다. 굳이 누군가가 나를 찾고 기회를 줄 때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 그냥 오승환 선수처럼 오늘 할 일만 하는 것이다. 나머지 일은 내가 알 바가 아니다. 최근에 상담사 면접을 본 후에 좌절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 일이 좋은 계기가 되었다. 오늘 할 일을 하며 나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가자. 굳이 사소한 기회를 얻기 위해 나 자신을 낮추지 말자. 내적 욕심을 통제하고 줄이고 자신의 크기를 알면 된다. 그리고 오늘 할 일을 하는 것이, 내가 오늘을 잘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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