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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문맹탈출

재테크를 하는 이유

by 걷고 2023. 2. 9.

65세가 넘어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 뉴스에서는 지하철 무료 이용 연령을 높이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한 국면연금 개혁안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경제활동 인구는 줄어들고 사회 복지 혜택을 받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서 발생한 일이다. 2021년 신생아 숫자는 26만 600명으로 출산율은 0.81명이라고 한다. 이 수치는 OCED 최저 수준이다. 태어나는 아이들의 숫자는 줄어들고 사회는 고령화되어가고 있다.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 센터가 통계청 경제활동 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기준 55~64세 연령충의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평균 49.3세, 퇴직 시 평균 근속기간은 12.8년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2022-03-08) 퇴직 시기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반면 기대수명은 평균 83.6세로 남자는 80.6세, 여자는 86.6세로 나타났다.(2021년 KOSIS 발표 자료) 이 자료를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퇴직 후 죽기 전까지 34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있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삶의 질을 결정할 수 있다. 경제활동도 필요할 것이고, 뭔가 할 일도 필요할 것이고, 소일거리도 필요할 것이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34년은 정말 긴 세월이다. 대학 졸업 후 직장에 취업하는 시기가 2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생각하면 취업 기간보다 퇴직 후 살아가야 하는 시간이 더 길다.

나이 들어가면서 필요한 것이 최소한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건강이고 다른 한 가지는 경제적 안정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지만, 건강하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가족이 오히려 부담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가족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마음도 있을 수 있다. 부모와 자식 간의 대립이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이다. 부부간에도 마찬가지다. 부부 중 누군가가 지병을 오랜 기간 앓고 있다거나 너무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화목한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데 어려울 수도 있다. 물론 어떤 어려운 환경에서도 가족끼리 똘똘 뭉쳐 서로 사랑하고 더욱 아끼며 가족애를 더 강하게 느끼며 살아가는 가족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오랜 지병과 경제적 파탄을 잘 견뎌내며 화합하며 지내기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60대 후반에 들어선 지금 시점에 경제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익숙하지도 않은 노동을 할 수도 없고, 안 하던 일을 하다 건강을 다칠 수도 있다. 또한 돈을 벌기 위한 방편으로 무리한 일을 하면서 자존감도 떨어지고 삶의 질마저 크게 하락할 수도 있다. 이런 얘기가 어떤 분들에게는 사치로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느끼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금 이 글은 나의 입장에서 쓰는 글이다. 상담사로 인생 2막을 준비하기 위해 힘들게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나이 많고 상담 경력이 짧은 남성 상담사를 채용하는 센터가 없다. 아직 상담사로서 준비도 많이 부족할 것이다. 가끔 지자체 채용 면접관으로 활동하며 용돈을 벌고 있다.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혼자 아껴 쓰면 용돈 정도는 될 수 있는 금액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앞으로 기회가 줄어들 것이다. 지자체에서 60대 후반의 면접관을 반기지는 않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나의 입장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유럽 전역에서 활동하면서 투자의 대부가 된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그의 책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에서 투자의 매력을 두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그는 투자를 ‘지적 모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투자 덕분에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이 두 가지가 바로 내가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이다. 그는 ‘지적 모험’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나는 ‘지적 놀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즐거운 놀이다. 물론 손실이 발생할 때에는 기분이 좋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투자를 한다면 큰 손실을 막고 오히려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 읽었던 책 ‘동일비중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가치투자하라’(이완규 지음)라는 책에서 저평가 주식이나 가치주를 매수 후 장기간 동일비중 리밸런싱을 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이런 방식으로 노후 준비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내와 친구들 외에 삶의 동반자가 있다. 명상, 걷기, 글쓰기, 독서, 이 네 가지가 삶의 동반자이다. 많이 익숙하고 몸에 밴 동반자들이다. 거기에 ‘재테크’라는 동반자를 하나 더 구했다. 60대 후반의 나이에 지적인 놀이를 할 수 있고, 노후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마다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재테크는 나의 동반자다. 돈을 많이 벌어 화려한 삶을 살고 싶거나 즐기며 살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노후를 즐겁게 보내고 잘 죽기 위해 재테크를 하는 것이다. 노후에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바로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다. 여기저기 삐꺽거릴 수밖에 없는 노화 증상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적당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좀 더 안락한 치료와 간호를 받지 못한다면 삶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와 비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삶을 마무리하고 싶지는 않다. 억지로 연명하며 오래 살고 싶다는 의미와는 전적으로 다르다. 이미 몇 년 전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한 상태이다. 질병에 걸렸을 때 가능하면 쾌적한 환경에서 보다 편안한 간호를 받으며 고통 없이 안락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또한 마지막 순간까지 지적 놀이를 즐기며 웃는 모습으로 가고 싶다.

최근에 일간지를 경제일간지로 바꿨다. 보기 싫은 정치 뉴스를 보는 것보다 경제 뉴스에 좀 더 관심을 쏟고 싶어서이다. 또한 동시에 사회 전반 특히 경제 전반에 관한 지식을 좀 더 쌓아나가고 싶다. 지금까지 경제는 나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그냥 돈은 벌어서 은행에 맡기고, 은행 외의 다른 방법은 전혀 모르고 살아온 금융 문맹이다. 약 2년 전부터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조금씩 하며 투자하기 시작했다. 투자를 하며 경제에 관한 기본 지식이 너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기초체력을 쌓기 위해 경제 일간지를 신청해서 읽고 있다.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모르는 부분은 그냥 넘어가며 꾸준히 읽고 있다. 언젠가는 이해될 날이 올 것이다.

어제 그간 투자했던 주식을 재정비했다. 매월 리밸런싱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괜한 수수료만 나가는 것 같아 불편했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동일비중 포트폴리오....’ 책을 읽고 나서 리밸런싱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남성의 평균 수명이 80.6세라고 하니 앞으로 15년간은 ‘투자 놀이’를 할 수 있다. 장기 전략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하니 그렇게 하고, 또한 오랜 기간 할 놀이가 생겼으니 이 또한 좋은 일이다. 내가 재테크하는 이유는 바로 즐겁게 지적 놀이를 즐기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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