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증권사에 다니는 지인을 통해서 지난주에 처음으로 두 시간 정도 기본 교육을 받았다. 그 친구가 추천한 책 ‘현명한 초보 투자자 (야마구치 요헤이 저)’를 구입해서 절반 정도 읽었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문구는 밑줄을 긋고 포스트잇을 붙여서 언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책 내용이 기본 원칙에 충실한 것 같아 사위에게도 한 권 주문해서 보내 주었다. 사위도 요즘 증권 등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금융 문맹'이라는 단어도 자주 듣게 되고 최근에는 ‘영끌’이라는 끔찍한 단어도 뉴스에서 자주 듣는다. 삶의 방식과 재산 증식의 이유와 방법, 돈에 대한 개념 등이 많이 변했다. 그런 면에서 사위와 딸이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언젠가는 손주들에게도 재테크에 대한 얘기를 해주며 어릴 적부터 몸에 익히게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모든 투자의 원칙은 한 가지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증권이나, 어떤 상품, 어떤 서비스도 원칙은 동일하다. 다만 언제가 싼 시점이고 비싼 시점인지 또 가장 적합한 가격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 매력이자 위험이다. 주식의 주가가 싼 지 비싼지 확인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지금 형성된 A사의 주가는 과연 기업 가치보다 비싼지 또는 저렴한지 궁금하다. 기업가치보다 낮게 형성된 주가를 저평가 주식이라고 한다. 주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기업가치보다 낮게 평가된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으면서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책에 쓰여있다.
기업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그 가치에 따른 주가가 높은지 낮은지만 알 수 있다면 초보자가 투자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책에서 기업 가치 평가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 놓았지만, 잘 이해되지 않는다. 책에 나온 내용대로 계산도 해 보고 책을 다시 정독할 생각이다. 물론 이런 기본 지식을 몰라서 펀드 매니저들이 매 순간 고민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다른 변수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유능한 펀드매니저나 투자자들도 정확하게 기업의 가치나 주가의 저점과 고점을 알 수 없기에 경험과 통계를 바탕으로 매수와 매도를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문가와 초보자가 투자에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같은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너무 무식한 생각일까? 일초 후의 일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초보자와 전문가가 같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투자 전문가분들에게는 무례한 표현일 수도 있다.
워낙 금융 문맹이기에 책을 읽어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우선 용어조차 많이 낯설고 쉽게 와닿지 않는다. 책에서는 초보자들을 위한 한 가지 팁을 주고 있다. “주식의 초보자라면 PER은 ‘10배 이하’, PBR은 ‘1배 이하’라는 조건으로 스크리닝을 해 보면 좋을 것이다. 이 조건은 주식투자를 ‘예금’과 비교할 때, 원금 보장에 수익률이 10%라는 의미를 갖는다.” (현명한 초부 투자자, 본문 중에서) 내게는 이 정도 내용만으로도 지금 상태에서는 충분하다. 다만 PER, PBR이 무슨 의미인지, 어디서 어떻게 구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를 뿐이다. 우리나라의 무료 스크리닝 엔진 두 가지를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밸류스타 조건 검색’과 ‘QuantV의 밸류 파인더 검색’이다. 아직 검색 엔진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지는 않았다. (직접 확인해 보니 찾을 수 없었다.)
“주식 투자의 과거 평균적인 수익률은 역사적으로 보면 대체로 연간 5 - 9% 정도입니다.” (현명한 초보 투자자, 본문 중에서) 이 수치를 주식 기대 수익률의 기준으로 적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것이 초보자인 나의 생각이다. 어제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투자하는 기업인 Fint와 Fount에 아주 소액을 투자했다. Fint는 1년 후 3- 4%의 기대 수익률이고, Fount는 2년 후 6%의 기대 수익률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두 회사의 기대 수익률이 주식 투자의 과거 약 100년간의 연평균 수익률 범위 내에 있다는 점은 두 회사의 수치가 허황된 것이 아님을 알려주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 Fint는 안정성 위주로, Fount는 약간의 위험성을 갖고 있는 상품에 소액을 경험 삼아 투자했다. 추후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안정형과 투자형에 나눠 분산 투자한 것이다. 이 두 회사는 주식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국내외 채권이나 주식, 기타 유동성 자금 전반에 걸쳐 투자한다. 물론 인공지능의 투자 판단 근거는 인간이 개발한 프로그램 내에 입력된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투자란 매수가보다 비싸게 팔아치우는 것이 아니다. 투자란 ‘지금 있는 자산 (현금)’을 보다 ‘가치 있는 자산 (증권, 현금)’으로 교환하는 프로세스이다.” (현명한 초보 투자자, 본문 중에서) 평생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 외에는 모르고 살아온 내게 재테크에 관한 개념의 변화를 만들어 준 중요한 문장이다. 은행은 고객이 맡긴 돈을 투자하고, 고객에게 일정 수준의 이자를 보장하고, 5천만 원 범위 내에서 예금자 보호를 해 준다. 주식은 고객이 직접 투자하고 증권사는 중개만 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자문과 조언, 그리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면서. 굳이 은행이 원금과 이자를 보장한다고 해서 돈을 은행에 묻어두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회의가 들면서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주식이나 채권의 경우 투자의 위험성이 있어서 여전히 고민하고 망설이는 점도 없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투자에 대한 기본 개념의 변화는 매우 중요한 변화이다. 얼마 되지 않은 현금을 갖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는 자신이 조금 우습기도 하지만,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노력을 통해서 번 돈이기에 금액의 크기를 떠나 매우 소중한 돈이다.
전혀 투자를 해 본 경험이 없는 금융문맹이 증권사 계좌를 개설하면서 어떻게 투자를 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하다. 주식은 어떤 종목을 매수해야 하나? 채권은 정말로 안전한 투자 방법일까? 투자를 하면서 혹시나 돈을 잃게 될 가능성은 없을까? 등등 재테크에 관한 생각과 불안감, 염려로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은 불편하다. 명상을 할 때는 몸만 앉아 있고, 걸을 때는 몸만 움직이고 있다. 겉모습만 명상하고 걷고 있을 뿐이다. 머릿속은 재테크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만약 화두를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들었다면 벌써 깨달음을 얻었을 것이다. 별로 좋은 현상은 아니다. 물론 한두 달 정도 지나면 어느 정도 안정이 될 것이라 믿고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생각들로 인해 뭔가 쫓기듯,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투자와 일상생활,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조화롭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 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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