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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의 걷기일기

[걷고의 걷기 일기 0175] 마음공부

by 걷고 2021. 2. 17.

누적거리: 3,210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아침 신문에 오랜만에 들어보는 좋은 소식이 실려있다. “전 세계 코로나 확진 70% 급감 (1월 초 대비), 희망이 보인다. 하루 확진자 84만 명에서 26만 명으로, 이동 제한하고 백신 접종 효과, 변이 바이러스가 변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곧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그간 모든 국민들이 힘들어했는데, 금년 안에 정상화되길 기원한다. 이번 코로나로 인해 한 나라의 상황이 그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온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 혼자만 괜찮으면 된다는 안일하고 이기적인 생각이 무의미해지기 시작했다. 이미 이런 철칙은 존재해왔지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것이다. 나와 너, 우군과 적군의 의미가 없어졌다. 너의 건강과 행복이 나의 것들과 직결된다.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는 이미 1억 명을 넘었고, 사망자 수도 240만 명을 넘었다. 전쟁 없이도 너무나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앞으로 전쟁은 국가 간의 전쟁이 아닌 전 세계가 하나가 되어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뉴스에서는 어린이집 선생들의 유아 학대와 폭력 등이 자주 등장한다. 그런 뉴스 자체를 듣는 것조차 힘들다. 또한 아이들을 방치하고 감금하고 폭행해서 죽음으로 몰고 간 부모들의 뉴스도 나온다. 듣기만 해도 끔찍해서 채널을 돌리기도 한다. 인간으로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 아이들과 선생님, 그리고 부모는 어떤 업보가 있어서 그런 일들이 발생할 수 있을까? 또한 그들은 앞으로 자신들이 행한 행동에 대해 어떤 업보를 받게 될까? 세상의 철칙 중 하나는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스스로 한 만큼 받게 되어있다. 사랑을 베풀면 사랑으로 보답을 받게 되고, 욕을 하면 욕을 얻어먹게 되어 있다. 비록 업보가 되어 돌아오는 시간이 당장 아니더라도 반드시 언젠가는 받게 되어있다. 어린 생명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어제 외손자를 잠시 볼 수 있게 되었다. 딸이 산후 조리원에 가기 전에 잠시 집에 들러 큰아이와 인사를 시키기 위해 데리고 왔다. 사위와 딸은 큰아이가 혹시나 상실감으로 상처를 입을까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큰아이는 때로는 모른 척, 때로는 관심을 갖고 동생을 보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상념들이 지나갔을까? 다행스럽게도 큰 거부 반응 없이 잘 수용하고 있는 듯 보였다. 약 4년간 혼자 부모와 양가 조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아이에게 동생의 출현은 큰 충격일 것이다. 부모가 그런 아이의 충격을 줄여주기 위해 마음 쓰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기도 했다. 아이에게 ‘동생’이 생긴 것이다. ‘동생’의 의미를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자신이 받고 있는 사랑을 뺏어갈 수도 있는 누군가가 나타난 것이다. 그로 인한 불안감과 박탈감이 당분간 아이에게 큰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잘 극복해가며 가족 간의 사랑을 느끼고 배우며 성장해가길 바란다.

 

요즘 ‘수행과 지혜’라는 책을 읽고 있다. 쉐우민 수행 센터의 아신 떼자니야 사야도와 수행자들의 대화를 엮은 책이다. “일이 발생했을 때 내용을 생각하지 말고, 그냥 마음 상태를 보라.” 는 문구가 마음에 와 닿는다. 누군가가 나에게 나쁜 말을 하거나 해를 끼쳐도, 그 내용을 생각하지 말고 떠오르는 마음을 챙기라는 말이다. 말이나 행동을 생각하면 할수록 분노와 나쁜 생각들이 연이어 발생하게 된다. 그런 부정적인 마음 상태는 부정적인 행동으로 유발될 수도 있다.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일 뿐이다. 그 일로 떠오르는 마음을 대상으로 삼아서 마음공부하라는 말씀이다. 일상 속 마주치는 사람과 상황이 모두 스승이다. 중요한 것은 공부의 방법을 제대로 알고 수행해 가는 것이다. 

 

미얀마에는 세 개의 유명한 명상센터가 있다. 파욱 센터, 고엥카 센터, 그리고 쉐우민 센터이다. 파욱 큰스님이 한국에서 2박 3일간 강의와 수행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고엥카 센터는 한국 지부가 있어서 10일간 집중 수행을 다녀왔다. 쉐우민 센터와는 아직 인연이 닿지 않았는데, 뜻밖에 책을 통해서 인연이 닿게 되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최소한 3개월 이상 미얀마 수행 센터에 가서 집중 수행을 하고 싶다는 발원을 해본다. 칠순 맞이 집중 수행도 좋을 것 같다. 다행스럽게 마음공부에 대한 이해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나 상황이나 사람과의 내용보다는 그 마음을 바라보라는 말씀이 마음 깊게 와 닿고, 매 순간 조금씩 연습하며 지내고 있다. 그간의 공부와 살면서 겪었던 경험 등이 바탕이 되어 공부의 깊이가 조금씩 깊어지길 바란다. 

 

오늘 아침에 명상 시에는 열등감, 비교하는 마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시 일어나는 분노, 조급한 마음 등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책에서는 분노와 탐심이 왜 일어나는지 조사를 하며 자신의 견해를 보라고 말씀하신다. 분노와 탐심을 가라앉히는 것보다, 원인을 규명하고, 원인 밑바탕에 깔려있는 견해를 보라는 것이다. 일단 제대로 보게 되면 분노와 탐심에서 서서히 그리고 조금씩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원인을 알게 되면 결과는 저절로 변화되게끔 되어 있다. 당분간은 “일이 발생했을 때 내용을 생각하지 말고, 그냥 마음 상태를 보라.”는 말씀을 화두 삼아 마음공부를 이어가려고 한다. 매일매일 조금씩 긍정적인 변화가 발생해서 평정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길 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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