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와 거리: 20211124 - 20211128 48km
코스: 서울 둘레길 고덕역에서 광나루역까지 외
평균 속도: 3.7km/h
누적거리: 5,483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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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자락에 있다. 이번 가을은 유난하게 단풍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특히 햇빛이 비추는 얇은 낙엽의 붉은색은 처연할 정도로 엷으며 붉다. 나무 아래에는 수많은 낙엽이 뒹굴고 있는데 낙엽이 함께 몰려있는 것이 희한하다. 바람에 쓸려 다니다 저절로 한 곳으로 뭉친 것이 아닌가라고 혼자 생각을 한다. 낙엽들이 뭉쳐서 서로를 감싸고 위로하며 날카로운 바람과 냉기를 견디고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를 포옹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보기 좋다. 세상은 아무리 바람이 강하게 불고 눈비가 내리고 강한 한기가 몰아쳐도 함께라면 힘든 상황을 견뎌내며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다.
땅 밑에서 각각의 나무뿌리는 서로 엉켜있고, 하나의 대지 속에서 자라, 대지 위에서 각각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겉모습으로는 하나의 객체이고 나무이지만, 그 밑바닥 저 아래에서는 ‘너와 나’의 구별이 없는 하나이다. 나무 잎 하나가 죽어간다면 나무 전체는 또 서로 연결된 모든 나무들은 각자의 영양분을 나눠주며 나뭇잎을 살리기 위해 나무를 살려낸다. 나뭇잎 하나의 아픔은 대지를 아프게 한다. 마찬가지로 활기찬 나뭇잎 하나는 대지를 활기차게 만든다. 나무가 건강하면 우리들도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고, 자연 생태계 전체에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마치 나의 행복과 불행이 다른 존재들과 모두 연결되어 있듯이. 세상 모든 존재의 건강을 위해서 또 행복을 위해서 각자 자신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나’는 혼자이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다. 내가 바로 우주이고 세상이다. 마찬가지로 주변의 사람들 각자가 우주이고 세상이다. 나와 주변 사람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다.
“ ‘이봉주 쾌유 기원 마라톤’에 마지막 주자로 1.2km를 달렸다. 걸린 시간은 10분 1초. 선수 시절에 비하면 거리와 기록의 숫자는 보잘것없었다. 하지만 그가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나온 박수갈채는 그가 뛰었던 여느 대회만큼이나 힘차고 길게 이어졌다.” (조선일보 20211129)
기사와 함께 등을 잔뜩 웅크리며 뛰고 있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의 사진이 실렸다.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 예전에 TV에서 이봉주 선수의 투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웬만한 거리는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가볍게 뛰어다녔던 이봉주 선수의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도 미소를 잃지 않고 사람들을 만나 활기차게 살아가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며 그를 마음속으로 응원했었다. 병의 원인을 찾아서 치료가 잘 될 것이라는 뉴스를 보고는 곧 완쾌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본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오늘 신문에 실리 기사와 사진을 보고 마음이 아렸다. 국민 마라토너의 모습을 언제나 다시 볼 수 있을까? 100여 명이 함께 뛰며 응원해 준 덕분에 고통을 무릅쓰고 1.2km 완주를 했다고 한다. 혼자 뛰었다면 아마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가 우리 국민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주었던 것을 국민이 다시 그에게 돌려주고 있다. 비록 힘든 투병 생활을 계속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예전 국민 마라토너의 모습으로 회복되어 나타날 것이다. 이봉주 선수의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세상을 살다 보면 수많은 역경을 맞이하게 된다. 삶은 역경을 통해서 겸손과 지혜 그리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을 준다. 역경은 어쩌면 신이 내린 귀한 선물일 수도 있다. 그 선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선물이 될 수도 있고 고통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우리에게 고통이 없다면 삶은 정말로 편안하고 행복하기만 할까라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삶의 동력이 된다. 스트레스 전문가인 한스 셀리 박사에 의하면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면 우리는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자체보다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상반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승진이나 결혼은 좋은 일이지만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완수하면서 자신의 능력과 시각을 확장시킬 수 있다. 질병은 나쁜 스트레스를 유발하지만, 하나의 질병을 통해서 건강관리에 신경 쓰게 되면 다른 질병을 예방할 수도 있다.
젊은 시절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건강에 대해 점점 더 신경 쓰고 있다. 나의 건강이 가족들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나 자신을 위해 건강관리하는 것도 있지만, 가족들을 위해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나의 건강은 가족들의 신체적, 심리적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가까운 친구들이나 지인들, 또 나와 연결된 수많은 사람들과 존재들의 건강 및 평안과도 연결되어 있다. 비록 서로 다른 몸을 지니고 있지만, 그 뿌리는 하나이다. 마찬가지로 가족, 지인, 다른 존재들의 건강은 바로 나의 건강이다.
가을이 끝나가고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열심히 걷던 사람들도 서서히 외부 출입을 삼가고 걷기를 멈추며 집안에만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겨울 내내 걷기를 꾸준히 하지 않으면 그간 축적된 근육들이 손실되어 다음 해 봄에는 예전의 근육을 만들기 위해 일정 기간 꾸준히 걷고 운동해야만 한다. 게다가 나이 들어가면서 점점 회복 속도는 느려지고 근육 생성도 느려진다. 나무들이 또 자연이 겨울잠에 들어간 이유는 내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자연은 비록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스스로 에너지를 비축하며 활기찬 내년을 준비한다. 우리가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꾸준한 운동이다. 추운 날씨에도 걸어 봐야 하고, 비와 눈을 맞고도 걸어봐야 하고, 찜통 같은 무더위 속에서도 걸어봐야 한다. 날씨는 우리가 만들어내는 핑계에 불과하다. 날씨는 우리와 상관없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도 날씨와 상관없이 우리의 할 일을 해야 한다. 걷기 좋은 날만 기다리고 그날만 걷는다면 걸을 수 있는 날의 숫자는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이번 겨울에는 날씨와 무관하게 꾸준한 걷기를 통해서 건강을 지켜나가길 바란다. 나 역시 서울 둘레길을 꾸준히 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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