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차 월요 아침 산책 후기> 세 명의 친구
월요일 오전 서울 둘레길을 걷기 시작한 지 벌써 7회 차를 맞이한다. 집 근처인 증산동에서 출발하는 봉산과 앵봉산이 첫걸음이었다. 지난주에 서울 둘레길 시작점인 창포원에서 출발해서 걸었고, 오늘은 이어서 화랑대역까지 걸었다. 앞으로 서울 둘레길 걷기는 매주 월요일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한 번은 정방향으로 걷고, 한 번은 역방향으로 반복해서 걸을 계획이다. 그리고 몇 회 차 걷기를 진행하고 있고, 몇 번을 완주했는지 기록을 남기고 싶다. 창포원이 서울 둘레길 출발 지점이기에 지난주를 1회 차로 정했고, 따라서 오늘 걷기는 2회 차가 된다. 언제까지 이 길을 계속해서 걸을지는 모르겠지만, 끝나는 날까지 기록을 이어가고 싶다. 한 번의 기록은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기록이 쌓이면 의미 있는 자료가 된다. 이 자료는 우리 삶의 기록이 되고 역사가 된다.
‘서울 둘레길 걷기’라는 명칭보다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이름을 짓고 싶다. ‘월요 행복 걷기’, ‘월요 아침 걷기’, ‘월요 아침 산책’ 등 여러 이름을 만들어 고민하다 ‘월요 아침 산책’으로 명명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그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이다. 함께 걷고 있는 길동무들과 상의하지 못하고 결정해서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만약 어떤 길동무가 고민 끝에 더 좋은 이름을 만들어 준다면 매우 기쁜 마음으로 변경할 것이다. 길동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대해 본다.
왜 서울 둘레길을 선택했고, 월요일로 결정했을까? 총 157km에 달하는 길을 15개 구간으로 나누어서 걷기 마당에서 두 번 리딩한 경험이 있다. 따라서 이 길의 특성을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익숙해서 이 길을 선택했다. 월 3, 4 회 정도 걷는다면 완주하는 데 4, 5개월 정도 걸린다.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건강도 챙길 수 있고, 접근성이 좋은 것도 이 길을 선택한 이유다. 무슨 요일에 진행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다 월요일로 결정했다. 지금 특별히 하는 일이 없는 백수지만 매일 소소한 할 일들이 있고, 정해진 요일에 규칙적으로 하는 일도 있다. 아무 일정도 없는 요일이 월요일이어서 월요일로 결정했다. 무슨 일이 발생하면 변경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가능하면 유지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산책’이라는 단어를 좋아하고, 특히 ‘아침’에 걷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아침 산책’이라고 명명했다. 스스로 아침형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요한 일은 대부분 아침에 하는 습관이 있다. 매일 아침 산책을 하는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곤 했었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산책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일을 모두 포기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록 아침 산책을 매일 하지는 못하지만 주 1회라도 정해서 ‘아침 산책’을 하며 아쉬움을 달래고 싶다. 매주 정해진 시간에 할 일이 있고, 그 일이 좋아하는 산책이고, 신신 건강을 지키기에 좋은 일이라면, 굳이 마다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이 산책은 삶의 균형을 조화롭게 만들어 주는 긍정적인 루틴이 된다. 걷고 난 후 한쪽 정도 분량의 후기를 쓴다면 글쓰기 연습에 도움이 될 것이고, 후기가 모이면 이 또한 좋은 자료로 남을 것이다. 언젠가는 ‘월요 아침 산책’이라는 책이 발간될 수도 있고, 연작이 나올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걷기’와 ‘글쓰기’는 언젠가부터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친구가 되었다. 걸으며 심신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고, 글을 쓰며 마음의 침전물들을 걷어낼 수 있었다. 이 두 친구는 내가 먼저 버리지 않는 한 늘 내 옆에서 나를 지켜줄 것이다. 한 명의 새로운 친구가 7주 전에 다가왔다. 그 친구 이름은 ‘서울 둘레길’이다. 이제 세 명의 친구가 나와 함께 지내고 있다. 셋이라는 숫자는 완벽과 안정을 의미한다. 솥 다리도 세 개가 있어야 쓰러지지 않는다. ‘서울 둘레길’은 가장 최근에 만난 친구지만, 이미 만난 두 친구들의 버팀목이 되면서 정작 자신은 뒤로 빠져 스스로 낮춘다. 길이 있어야 걸을 수 있고, 길을 걸어야 글감을 찾아낼 수 있다. 언젠가는 나도 누군가에게 ‘서울 둘레길’ 같은 친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