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의 걷기일기

[걷고의 걷기 일기 0349] 선택

걷고 2022. 3. 27. 10:19

날짜와 거리: 202203123 - 20220326 48km
코스: 양평 물소리길 외
평균 속도: 3.9km/h
누적거리: 6.406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삶은 선택의 과정이고, 선택의 결과로 이루어진다. 매 순간 선택과 결정을 하며 살아간다. 선택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다. 여러 가지 선택이 있다. 자발적 선택도 있지만, 강요에 의한 선택도 있다. 물론 선택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강요에 의한 선택의 경우 어쩔 수 없이 하는 선택도 있을 수 있고, 때로는 선택에 따르는 보상 때문에 선택을 하기도 한다. 선택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삶의 태도나 방향에 관한 선택이 그 하나이고, 매 순간 일상 속 내리는 선택이 다른 하나이다. 후자의 경우 전자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지만, 매 순간 삶의 방향에 맞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비가 조금씩 뿌리는 날씨에 양평 물소리길을 걷는 것도 선택이다. 누군가는 망설이거나 취소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날씨와 상관없이 걷기도 한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사소한 일로 망설이거나 취소를 한다면 점점 더 상황에 따라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삶의 폭이 좁아지고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될 가능성은 희박해 진다. 반면 비를 맞으며 걸은 사람은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도 걸어볼 가능성도 높아지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도 있다.

매주 ‘행복한 책 읽기’ 모임에서 책 한 권을 읽고 느낌은 나누며 자신의 마음을 읽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모임은 ‘가장 멋진 삶’이라는 책을 읽고 나누는 시간이다. 저자 두봉 주교님은 1969년 주교품을 받고 안동교구 초대 교구장으로 취임한 프랑스 신부이다. 우리 모두 가장 멋진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 사순절 특강한 내용을 모아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네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다. 행복하기 위하여, 사랑하기 위하여, 최고가 되기 위하여, 그리고 마지막으로 꿈은 이루어진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하여 사랑을 배우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이 최고가 되는 삶이고, 그것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꿈이다. 결국 사랑과 나눔, 봉사의 삶이 최고의 삶이며 우리의 꿈이다. 이런 삶은 행복한 삶이 된다.

“오래 살고 멋지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방법이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선택을 잘 하면 됩니다. 선택,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달린 선택을 잘해야 합니다. 행복하려면 선택을 잘해야 합니다. (중략) 예수님의 복을 받아들이려면 첫째는 마음이 가난해야 하고, 둘째는 슬퍼해야 하며, 셋째는 부드러워야 하고, 넷째는 바르게 살아야 하며, 다섯째는 자비로워야 하고, 여섯째는 마음이 깨끗해야 하며, 일곱째는 평화를 이루어야 하고, 여덟째는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본문 중에서)

마음이 가난하다는 의미는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의 욕심을 비워내야 마음속에 영성이 성장할 환경이 만들어진다. 욕심과 분노, 어리석음이 가득 찬 마음은 불성과 영성이 자라날 텃밭이 될 수가 없다. 밭에 잡초가 가득하고 수분이 없으며 토질이 좋지 않다면 어떤 작물도 제대로 성장할 수가 없다. 잡초는 번뇌, 욕심, 분노이고, 수분은 사랑, 나눔, 봉사이며, 토질은 평온한 마음이 될 수 있다. 수분과 토질은 잡초만 뽑아내면 저절로 해결될 수 있다. 자기중심적인 욕심을 버리면 타인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 저절로 차오르게 된다. 슬퍼함이 바로 연민의 마음이다. 연민은 부드럽다. 연민의 마음을 갖게 되면 타인을 대하는 말과 행동이 부드러워진다. 이런 삶이 바로 바르게 살아가는 삶이다. 이런 삶의 모습은 자비롭다. 자신에게 또 타인에게 그리고 모든 존재들에게 자비로운 마음과 눈길을 보낸다. 그 마음바탕은 탐욕이 없기에 깨끗하고, 탐욕이 사라지면 마음속에 평화가 저절로 깃든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삶을 수용하는 태도가 바로 십자가를 안고 살아가는 모습이다.

여덟 가지 바른 삶의 태도를 책에서는 ‘예수 살이’라고 칭한다. ‘전세살이’는 전세 집에 살듯이, ‘예수 살이’는 예수 마음속에 들어가 사는 삶이다. 예수 마음속에 들어가기 위해 우리 마음이 가난해져야 한다. 즉 자기중심적인 마음과 욕심을 버려야만 ‘예수 집’에 들어가 살 수 있다. 신자로서 예수 집에 들어가 사는 것 보다 더 나은 삶이 있을까? 불자로서 부처님 세상 속에 들어가 살아가는 것 보다 더 나은 삶이 있을까? ‘예수 살이’도 좋고, ‘부처 살이’도 좋고, ‘마호메트 살이’도 좋다. 자신의 종교가 무엇이든, 그 종교가 추구하는 최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최고의 삶이 될 것이다. 종교는 비록 다르지만, 종교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은 하나로 통한다. 사랑과 나눔.

우리 모두 꿈을 추구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 어떤 꿈을 갖고 있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명예, 부귀영화, 권력, 단순한 삶, 수행자의 삶, 예술가의 삶 등 수많은 꿈을 추구하며 각자 살아간다. 비록 삶의 과정에서 흔들림과 굴곡이 있더라도 삶의 큰 방향은 정하고 살아가야 한다. 우리 마음속에 각자 하나의 등대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폭풍을 만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깜깜한 터널 속에서도 저 멀리 보이는 희미한 한 점의 빛을 따라 희망을 잃지 않고 걸어갈 수 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이 바로 ‘꿈은 이루어진다’이다. 각자 추구하는 삶, 또는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갈 때 우리의 꿈은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 그 삶의 중심에 예수님과 부처님이 계신다면 더 이상 최고의 삶은 없을 것이다.

인간은 모방을 통해 성장해 간다. 부모님의 삶을 보며 아이들이 성장하고, 자신의 우상의 삶을 닮아가려 노력하며 다른 사람의 우상이 되기도 한다. 부처님, 예수님, 마호메트의 삶을 모방하며 살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모습도 이들의 삶과 많이 닮아있을 것이다. 마치 호손의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을 보며 닮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어니스트처럼. 이 모든 과정은 선택에서 시작된다. 삶의 매 순간 내리는 선택이 최고의 삶을 만들어주고, 우리의 꿈을 이루어준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내린 선택이 과연 최선의 선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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