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문맹탈출

[금융 문맹 탈출기 001]

걷고 2021. 2. 23. 18:14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상담의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약 3년간 상담사로 활동했던 서울 심리 지원 센터도 재계약이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오늘 노인 상담사 채용 공고를 보고 전화 문의를 했는데, 만 60세 이상은 지원 자체가 불가하다. 최근에 소방 심리지원단에 지원했는데, 서류 전형에서 떨어졌다. 지원 자격으로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나이 때문인 것 같다. 정부 유관 기관에 지원하기에는 이미 나이 제한에 걸렸다. 사설 상담 센터는 이미 지원이 불가능하다. 대부분 내담자들이 나이 많은 남성 상담사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젊고 유능한 상담사들이 많은데 나를 채용할 이유가 없다. 지금 상담 봉사활동하는 곳 외에는 상담을 진행할 기회가 없는 것 같다. 안타깝지만,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대신 뭔가 할 일을 찾아야 한다. 죽을 때까지 할 거리, 놀 거리, 일 거리가 있어야 한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스스로 만들어야만 한다. ‘걷고의 걷기 학교’는 코로나가 끝난 시점부터 조금씩 시작하려 한다. 꾸준히 ‘걷고의 걷기 일기’를 쓸 것이고, 글도 쓸 것이다. 쓴 글이 나중에 손주들의 삶에 도움이 되길 바라고, 혹시나 SNS를 통해 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단 한분에게 만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걷기, 명상, 상담을 접목한 심신 치유 프로그램은 평생 할 일이며 소명이다. 그럼에도 어딘가 편하지 않은 구석이 있다. 경제적으로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살아가는 데는 별 무리가 없지만, 그럼에도 조금만 더 여유로우면 좋을 것 같다. 욕심일 것이다. 하지만, 욕심인지 알면서도 조금만 더 경제적으로 자유로우면 좋을 것 같다.      

 

 가끔 TV에서 ‘존 리’라는 분이 나와서 증권과 경제관념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스쳐 흘리듯 들었다. 나와 상관없는 분야라고 생각해서 별 관심 없이 들었다. 하지만, 한 가지 그분의 말씀에는 기술이나 기법에 대한 얘기보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는 느낌은 받았다. 우연히 EBS TV에서 ‘금융 문맹 탈출’이라는 주제로 강의하는 것을 들었다. 그분 표현에 의하면 나는 전형적인 금융 문맹이다. 그 이후 그분의 동영상을 들으며 조금씩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딱 한 번씩 주식과 펀드에 투자한 적이 있었다. 결과는 모두 손해만 보고 끝나는 실패였다. 그 이후 아예 관심을 끊어버렸다. 그런데 최근 그분의 강의를 들으며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왜 돈을 버냐는 질문에 ‘자유’라고 ‘존 리’는 대답했다. 그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 요즘 내가 하고 있는 고민에 대한 답을 준 것이다. ‘자유’란 경제적인 부담으로부터 자유를 뜻한다. 그 부담만 없어도 삶은 훨씬 자유롭고 편안할 수 있다. 돈이 삶의 전부는 아니지만,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이 없으면 삶이 많이 불편해질 수 있다. 지금 상황이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수입은 거의 없고, 지출은 매일 발생한다. 또한 수입도 중요하지만 할 일이 있어야 한다. 나이 들어가면서 홀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SNS에 글을 꾸준히 올리고 책을 쓰는 것이다. 글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 자신을 알리며 작가로 생활하는 것이다. 공무원 면접도 내년부터는 어려울 것 같다. 개인 상담은 상담 센터를 개설하지 않는 한 내담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덜컥 사무실을 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할 일은 걷고, 글 쓰고, SNS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 외데 별다른 방도가 떠오르지 않는다. 기대하고 있는 것은 ‘걷고의 걷기 학교’인데, 이 일 역시 수입보다는 보람된 일을 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할 일을 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찾아낸 방법이 바로 금융 문맹 탈출이다.      

 

 ‘존 리’의 동영상을 여러 편 시청했다. “장기 투자를 권하고 도박 같은 단기 매입, 매도를 경계하라. 여윳돈으로 하지, 빚을 얻어하는 것을 경계하라. 직접 일하지 말고, 자본이 일하게 하라. 기업에 투자하여 기업 성장과 함께 한다는 주주 의식을 갖고 장기 투자하라. 수입의 일정 부분을 꾸준히 투자하라. 한국 기업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많으니 한국 주식에 관심을 가져라.” 등이 기억하고 있는 내용이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주식을 매입할 때, 어떤 주식을 장기적으로 매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이 별로 없다. 기업 건전성과 지배 구조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있는데,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은 아직 듣지 못했다. 앞으로 내가 공부해서 파악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중요한 원칙에 관한 얘기는 대부분 들은 것 같다.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주변에 묻기 시작했다. 중권사에 다니는 지인이 3월에 주 1회 한 시간 정도 한 달간 주식에 대한 기본 지식과 투자 방법에 대한 강의를 해 주기로 했다. 2019년 6월 경 선배의 추천으로 암호화폐를 조금 매입했다. 오늘 신문을 보니 암호화폐 금융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다고 한다. 암호화폐를 기존 금융권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제란에 관심을 갖고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기업 평가 시 ESG 등급이 중요하다는 기사를 읽었다. 10년간 매년 10% 이상 수익을 낸 회사들도 신문에서 읽었다. 전에는 관심도 갖기 않았던 기사가 점점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우선 경제 신문을 읽으며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경제에 관심을 갖는 것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금융 문맹 탈출이 할 일이고, 시간을 보내는 일이고, 관련 분야 공부도 하면 지내는 것도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일이고, 잘하면 경제적인 자유를 지금 보더 조금은 더 얻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 되지 않는 수입이겠지만, 수입의 25%를 꾸준히 증권과 암호화폐에 투자할 생각이다. 연금은 손대지 않고, 그 외의 소득의 일정 부분을 투자하는 것이다. 그래 봤자,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금융 문맹 탈출도 하고 약간의 수입을 기대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걷고, 명상하고, 강의하고, 상담하고, 그 외의 시간에 글 쓰고, 금융 문맹 탈출을 위한 투자를 하며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욕심 낼 필요 없이 천천히 꾸준히 관심 갖고 투자하는 것이다. 할 일이 하나 더 생긴 것이다. 어차피 그 외에 할 일이 없으니 이 또한 좋은 일이다. 뭔가 할 일이 생기고, 그 덕분에 약간의 수입이 생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금융 문맹 탈출,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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